짧은 장마와 함께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다가왔다. 청명해진 하늘과 노랗고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은 카메라 사용자에게는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전국을 누비며 단풍이 물드는 곳으로 촬영을 떠나는 이들에게 이번 가을에는 가까운 곳으로 야경 촬영 떠나보길 권한다. 지역 인근의 아름다운 장소를 찾아 촬영하는 일도 가을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에 본보에선 가까운 주변에서 야경 촬영하기 좋은 장소와 그에 필요한 사진기자재를 소개한다. - 편집자 주 -
서울 및 부산 불꽃축제

가을이 되면 어김없이 서울과 부산에는 불꽃축제가 대규모로 진행된다.
서울은 오는 10월4일에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다. 63빌딩과 원효대교 사이의 한강에서 불꽃이 발사되며,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영국, 중국, 이탈리아, 한국의 불꽃쇼가 펼쳐진다. 부산은 오는 10월25일에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광안대교를 기점으로 열린다. 시간은 오후 8시부터 1시간 동안이다. 매년 많은 사람이 광안대교 인근의 아파트부터 해수욕장까지 장사진을 이룬다.
불꽃축제는 일명 ‘촬영 포인트’가 있어서 배경과 함께 불꽃을 담을 수 있는 곳은 아침부터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들로 붐비니 일찍부터 움직여야 좋은 장소를 확보할 수 있다. 가을바람과 한강, 광안리 바닷바람이 뜻밖에 추울 수 있으니 겉옷을 준비해가는 게 좋다.

새로운 스팟, 동대문 DDP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가 올해 새로운 모습으로 개관했다. 자하 하디드 건축가가 설계한 DDP는 지붕이 벽이 되고 벽이 지붕이 되는 특이한 구조를 지녀 해외관광객도 찾는 장소다. 곡선과 단순한 선이 조화를 이룬 탓에 이색적인 구도로 촬영이 가능하다. 모양에서 오는 특성으로 인해 해외 유명 블로그나 사진가들의 한국 방문기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DDP 건너편이나 맞은편 고층 건물에서도 전체 전경을 많이 촬영한다. 또한 DDP의 전경을 많이들 촬영하는 장소는 매장인 탓에 여기서 촬영을 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유명 촬영 포인트인 탓에 사진 촬영이 불가할 수도 있다.
DDP의 전경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어안렌즈가 유리하다. 광각렌즈로는 이어 붙이는 식으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

숭례문(남대문)

수도권 카메라 유저들이 많이 찾는 숭례문(남대문)은 야경 촬영하기에 좋은 장소다. 2008년 화재로 인해 촬영할 수 없던 곳이 지난 2013년 복구로 촬영이 가능한 장소가 됐다.
숭례문(남대문)은 지난 2008년 길사진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촬영 장소로, 이제는 국민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이외에도 숭례문을 중심으로 주변부에 있는 모든 높은 건물이 촬영 포인트가 된다. 대부분의 장소에서 촬영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으니 자신만의 포인트를 미리 찾을 필요가 있다. 숭례문과 함께 주변 자동차의 궤적을 촬영하는 것도 권한다.

창경궁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창경궁이 가을맞이 야간 특별 개방을 9월16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다. 하루 최대 2천2백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궁중문화축전이 함께 열리는 창경궁의 야간 관람 시간은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다.
창경궁의 불빛을 담기 위해 대부분의 촬영자들이 인근 고층 건물에 올라가서 전경을 담는다.
지난해에 많은 카메라 유저들이 찾은 서울대학교 병원에서의 창경궁을 촬영 할 수 있었던 장소가 올해는 잠겨 있다고 한다. 또한 창경궁을 바로 마주 보는 서울대 암병원에 일반인의 출입이 불가하며, 치과대학원은 학생증이 있어야 출입이 가능하다. 따라서 창경궁의 야경 촬영장소를 미리 파악해두는 게 좋다.

진주 남강유등축제 및 서울 등 축제

진주 남강유등축제가 10월1일부터 12일까지 진주 남강 일대에서 열린다. 임진왜란의 진주성 전투에서 순절한 병사와 시민의 얼과 넋을 기리기 위해 이뤄진 유등놀이에서 유래한 행사다. 올해는 ‘물·불·빛 그리고 우리의 소망’을 주제로 열린다.
올해 10월1일에는 시민등 거리행렬, 수상불꽃놀이가 열린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유등 띄우기, 세계풍물등 전시, 한국의 등전시, 진주성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 상징등, 만화 캐릭터, 종교, 전통 등을 주제로 다양한 등으로 진주시를 밝힌다.
서울등축제는 오는 11월7일부터 23일까지 청계광장과 그 일대에서 열린다. ‘서울의 빛나는 세계유산’을 주제로 청계천 광장에서 세운교(1.5㎞)까지 전시된다.

상암동 하늘공원

가을이 되면 어김없이 열리는 상암동 하늘공원 억새 축제가 올해도 열린다.
10월17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억새축제 기간에는 야간 조명등이 설치된다. 야간 조명이 켜져 있을때 억새를 촬영하거나 또는 편의점이 있는 높은 장소나 조경물 위에서 억새를 촬영할 수도 있다.
억새축제 외에도 하늘공원에는 성산대교를 바라보고 촬영할 수 있는 야경촬영지가 있다. 해가 떨어지는 가양대교 방향은 멋진 노을을 함께 담을 수 있다. 특히 구름이 극적인 모양을 띤 날 찾아가면 붉은 노을을 담을 수 있다. 또한 하늘공원 입구에서 볼 수 있는 상암 월드컵경기장의 야경 역시 사진에 담기 좋은 장소다.

야경 촬영에 유용한 사진 기자재

•삼각대와 볼헤드
삼각대와 볼헤드는 야경 촬영에 필수 액세서리다. 야경촬영은 기본 1초 이상의 시간으로 빛이 부족한 상태에서 촬영되기에 삼각대와 볼헤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삼각대는 한 번 구매 후에는 오랫동안 사용하니 구매 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삼각대는 지지하중을 알고 안정성을 파악해야 한다. 자신이 보유한 카메라와 렌즈 무게를 견디는 것은 물론 휴대성 역시 중요하다. 너무 무거운 삼각대는 휴대가 어려워 사용하는 빈도가 줄어들 수 있다. 알루미늄 재질은 가격이 저렴하고 가볍다. 가격대가 높은 카본 소재의 삼각대는 더 가볍고 진동에 강하다. 이외에도 촬영 환경에 따른 높이 조절을 위해 최저 최대 높이를 파악해야 해야 한다.
•릴리즈
릴리즈는 셔터를 누르면서 오는 충격이나 카메라의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하지만 릴리즈가 없다면 셀프타이머 기능을 이용해도 상관없다.
•검은천
야경촬영이 실내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경우 유리창에 비치는 카메라와 촬영자의 모습이 촬영에 방해를 준다. 이때는 검은 천으로 암막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또는 검은 상의를 이용해 카메라 주변을 감싸도 된다.

야경 촬영 시 알아두면 좋은 촬영 테크닉
•촬영 장소에 따라 바닥이 울림이 있는 나무 목재나 많이 다니는 도로일 경우도 있다. 이때는 사람이나 차가 지나가는 상황만으로도 진동이 카메라에 전해질 수 있다. 이를 유념해 사람이나 차가 없을 때 촬영해야 한다.
•야경은 깜깜한 밤보다는 ‘매직아워’라 불리는 시기인 해가 지기 전 30분, 해가 진 후 30분 정도가 좋다. 일몰 시간은 기상청이나 천문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빛이 갈라지는 현상을 보기 위해서는 조리개 F8-11 사이에서 촬영해야 한다. 조리개 날 수에 따라 빛 갈라짐 개수는 달라진다.

취재 / 이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