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꽃팩토리’는 사진을 통해 소외된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꿈을 꾸는 사진가들의 모임입니다”

- 성남훈 다큐멘터리 사진가를 만나 ‘꿈꽃팩토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다 -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과 함께 사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동호회를 비롯한 사진 모임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친목과 출사를 위주로 하는 모임에서부터 심도 깊은 사진 학습을 위한 모임 등 그 성격이나 형태도 다양하다. 이 중 사진을 통해 소외된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더 좋은 사회 만들기를 꿈꾸는 모임이 있다.
‘꿈꽃팩토리’는 성남훈 다큐멘터리 사진가를 주축으로 사진을 배우고 작업하는 사진가들이 모여 만든 모임이다. 사회 공적인 사진가 집단으로 이들은 사진을 통해 사람들과 진실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꿈꽃팩토리는 재개발로 인해 갈등이 많았던 관악구와 동작구 상도동의 달동네를 기록하는 ‘밤골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잊혀져가던 재개발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부각시켰다. 단순히 기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주민들을 위해 집수리 봉사를 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주민들의 삶속으로 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일상을 다루고 재개발로 인한 갈등과 대립 속에 가려진 그들의 진실한 삶과 정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성남훈 다큐멘터리 사진가를 만나 ‘꿈꽃팩토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 ‘꿈꽃팩토리’는 성남훈 다큐멘터리 사진가(사진) 를 주축으로 사진을 배우고 작업하는 사진가들이 모여 만든 모임이다.

‘꿈꽃팩토리’는 어떤 모임인가?
“‘사진을 찍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사진으로 개인의 예술성을 표현하는 한편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면 보람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와 함께 교육을 했던 사람들을 모아 사진스터디를 하며 공익사업을 진행할 ‘꿈꽃팩토리’를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오래 전, 사진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영역이었지만 현재는 접근성이 쉬운 것은 물론 일상의 번잡함을 털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힐링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내면을 끌어내는 도구인 것이지요.
저는 현장경험이 많은 사진가로서 사진학과 학생들과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교육을 진행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사진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싶은 사람이 많은 것과 사진에 대한 열정에 많이 놀랐습니다. 처음 수업 진행을 제안 받은 당시는 그저 짧은 기간만 진행하고 끝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뜨거운 열정과 열심히 하는 모습에 저 역시 사진교육을 지금까지 해올 수 있었습니다.
한편, 수업을 진행하면서 배우는 사람들의 수준은 높아 갔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무언가 그들에게 모임의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관악구 삼성동 밤골마을을 1년간 기록하는 ‘밤골프로젝트’를 마련했습니다. 마을의 주민들을 단순히 피사체로 보기보다 그들과 어울리고 동화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회원들이 회비를 모아 마을주민들의 집을 수리하는 봉사도 하고 주민들의 영정사진을 찍었습니다. 또한 주민들을 위한 잔치를 열어 술자리도 함께 하면서 그들과 호흡을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에는 2기 회원과 함께 동작구 상도동에서 ‘밤골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재개발로 인한 대립과 갈등, 가진 자와 못가진자의 논리가 아닌 서로 나누며 살아가는 순수한 주민들 삶의 모습을 비추고 정겨운 모습을 조명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마을에 방을 얻어 작은 갤러리를 만들어 밤골 사진을 전시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던 밤골 재개발과 관련된 문제를 상기시켰습니다.”

현재, ‘꿈꽃팩토리’의 회원 구성과 활동 사항을 소개해 달라.
“‘꿈꽃팩토리’의 회원들은 모두 저에게 6개월 이상 사진 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사진학을 전공하거나 사진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등 기본적으로 사진에 대한 이해를 갖춘 사람들입니다. 회원들은 매기수마다 2년간 활동하게 됩니다. 첫 1년은 심도 있는 사진 교육과 함께 공익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마지막 1년간은 개인의 예술성과 역량을 다지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회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각을 갖추고자 인문학 관련 책과 자료들로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 지식을 바탕으로 현장에 나가 부딪히며 다양한 작품을 시도해보고 개인의 작품 활동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꿈꽃팩토리’의 그간 활동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해 달라.
“‘밤골 프로젝트’는 ‘꿈꽃팩토리’에 있어서 보람 있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개인의 작업과 공익적인 일을 같은 비중으로 진행하길 원하는 의견이 있었기에 공익성을 추구하면서 개인 작품 활동에도 더욱 신경 쓸 계획입니다. 훌륭한 작품을 완성해서 사진계에 좋은 결과를 내는 것 역시 ‘꿈꽃팩토리’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원들과 일반인들이 협력해서 새로운 프로젝트와 세미나 등을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밤골 프로젝트’와 관련된 사진집을 곧 발간할 예정입니다. 출판사를 통해 많은 비용을 들이는 대신 사진가들이 부담 없이 소량으로 사진집을 발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실험적으로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기존에는 사진가들이 사진집을 내기 위해서는 전시회, 출판사, 마케팅 등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했고 그에 따른 경제적인 비용도 컸습니다. 하지만 그런 단계를 없애고 사진가들이 비용과 발행수량에 대한 부담 없이 사진집을 소량으로 발간할 수 있는 체계 정착을 위한 운동을 전개할 생각입니다.”



▲ 꿈꽃팩토리 김정용 회원의 ‘밤골마을’


▲ 꿈꽃팩토리 이선엽 회원의 ‘봉천동’

올해 전시회를 통해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전시회는 ‘꿈꽃팩토리’의 활동사항중 하나이기에 그에 대한 큰 성과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시회 외에 꿈꽃팩토리의 활동사항과 방향은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이전보다 조금 더 실리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사진 전시회의 일정과 횟수를 줄이는 대신 사진가들의 사진집을 제작하는데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그리고 사진집 판매를 통해 모은 기금으로 어린이들의 사진교육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어린이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카메라 프레임을 통해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기르고 또 그것을 계기로 더 많은 생각을 하며 세상을 좀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꿈꽃팩토리’가 나아갈 방향과 좋은 사진 작품을 위한 방법이 꼭 전시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시회를 여는 것은 변함없겠지만, 사진집을 발간하고 작은 프로젝트들도 진행하면서 실험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재밌게 활동하고 싶습니다.”

사진가들에게 있어 ‘꿈꽃팩토리’의 역할은?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일반인들도 사진 분야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사진 공부도 하며 어울리면서 사진에 대한 재미를 느꼈습니다. 그것만으로는 사진에 대한 지식과 기술 향상이라는 갈증을 해소할 수 없는 사람들은 전문 아카데미를 통해 더욱 심도 깊은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아카데미 역시 교육기간이 끝나고 나면 사진가들이 더 이상 갈증을 해소할 수 없기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진가들이 사진을 향한 자신의 열정을 나누고 이어가고자 사진그룹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꿈꽃팩토리’ 역시 그런 사진가들의 목마름을 해소하고 함께 커나가면서 사진에 대한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자 설립한 곳입니다. 함께 활동하면서 독창적이고 남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꿈꽃팩토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넓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꿈꽃팩토리’의 회원들과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고 사진계를 위해서도 꾸준히 협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진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사진은 이전에 비해 많은 이들이 접근하기 쉬운 매체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활동하는 동호회도 많고 아마추어, 프로 할 것 없이 사진가들도 전에 비해 많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접근이 쉬운 만큼 차별화가 무척 어려운 것이 사진이라 생각합니다. 사진은 사각의 프레임을 통해 자신의 내부를 찍는 것과 같습니다. 진실성이 담긴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과정입니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찍고, 누군가에게 보여주는데 만 급급하면 차별화를 이루기 어렵습니다. 또한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힘들다면 이미 누군가가 찍은 피사체라 할지라도 재해석할 수 있는 사진을 찍는 것도 중요합니다. 누가 이미 찍었다고 해서 그 피사체를 피하지 말고 피사체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자신만의 새로운 시선과 해석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야 합니다.
‘꿈꽃팩토리’가 진행한 ‘밤골프로젝트’는 우리에게 흔히 알려졌던 재개발, 갈등과 대립이라는 소재를 통해 그 안에 가려진 주민들의 정겹고 소소한 삶을 끌어내서 보여준 사례입니다. 이같이 잘 알려진 사회적 문제를 통해서도 가치를 재해석하고 의미를 확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사진이 자신에게 있어서 ‘제 2의 짐’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많은 사진가들이 공모전과 사진전을 통해 경쟁에 치중하는데 너무 1등에 집착하면서 자신을 밀어붙이기보다 부담 없이 순수하게 사진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유롭고 즐겁게 자신이 추구하는 사진 활동을 해나가며 사진에 대한 부담을 덜었으면 좋겠습니다. 한번쯤은 사진가들이 그런 고민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터뷰 / 오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