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관리시스템에 대한 오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컬러관리시스템을 적용하면 눈으로 본대로 출력물에서도 같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지로 CMS가 “What you see, what you get”을 표방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사항은 실재로는 컬러관리시스템이 추구하는 이상향일 뿐이다. 왜냐하면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이 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컬러에 대한 색 공간 영역은 상당히 넓다. 그러나 실제로 현존하는 컬러출력 장비들은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모든 컬러 공간을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아래의 그림이 이러한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여러분들도 많이 접해본 도표일 것이다. 이 도표는 CIE xy 색도라 하며 2차원 평면상에서 컬러의 영역을 설명하는데 유용하기 때문에 많이 사용된다. A영역은 사람이 인지할 수 있는 색에 대한 영역이고 말굽모양을 유지하고 있다. B영역은 일반적으로 삼각형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으며 모니터가 표현할 수 있는 색 영역이다. C영역은 일반적인 출력기, 여기서는 일반적인 인쇄기의 색 표현 영역이다. 사진 인화기의 색 표현 영역은 B영역보다 넓은 색 표현 공간을 가지지만 여기서는 일반적인 인쇄기에 대한 영역을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이 도표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사람의 눈이 가장 많은 색을 인지할 수 있고 그 외에 다른 장비들에서 표현하는 색 영역은 상당히 적은 부분만을 표현 할 수 있다. 결국 눈으로 본 것이 출력 장비로 그대로 나온다는 것은 허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컬러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비싼 대가를 지불하면서까지 운영할 필요가 있겠는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문이 생기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한 가지 우리가 집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컬러관리시스템’을 ‘컬러매칭시스템’이라고 하지 않는 것일까? 분명히 우리가 원하는 것은 눈으로 인지한 컬러가 어떠한 장비에서든 똑같은 컬러로 표현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여기서 한 가지 가정을 해보도록 하겠다. 가장 적은 범위의 색을 표현하는 장비를 기준으로 다른 쪽 장비들의 컬러를 맞춘다고 하면 어떻겠는가. 또 다른 장비들끼리 공통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색을 당연히 표현할 수 있겠지만 그 외에 색은 최대한 근접하는 색으로 대치한다면 어떻겠는가. 또 특정한 컬러가 항상 일정하게 다른 컬러로 나온다면 어떻겠는가.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를 알 수 있다. 100%가 아니더라도 80%만이라도 일치되는 컬러를 미리 확인할 수가 있고 아울러 오차가 나는 색으로 표현되더라도 항상 일률적으로 표현이 된다면 현재 실무에서 작업을 하고 계신 분들은 분명히 만족해 하실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필자 역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경험해 온 바가 있기 때문이다. 항상 자기가 작업한 결과에 대해서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면 말 그대로 시간, 비용, 노력을 줄일 수가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컬러를 관리한다는 개념에서 출발되어진 것이 ‘컬러관리시스템’인 것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컬러 매칭’ 개념을 전혀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컬러는 하나도 안맞는데 일괄적으로만 색이 나온다면 아무도 컬러관리시스템을 도입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참고적으로 컬러관리시스템을 운영하게 된다면 동일한 장비에서 현재보다 훨씬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도 있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컬러관리시스템을 운영하게 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일 독자분들께서 1억원 하는 장비를 가지고 있다고 할 때 몇 백만원을 투자하고 현재 보다 몇 배의 시간, 비용, 노력을 줄일 수가 있고 아울러 컬러에 대한 품질까지 향상이 된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여러분들은 선택의 여지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정리해 본다면, 컬러관리시스템이란 눈으로 본 것을 그대로 얻을 수가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보다 효율적으로 색을 관리하여 시간, 비용, 노력을 줄이고 컬러에 대한 품질까지도 보장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이미지:1}
글: 장덕수/ 태일시스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