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너무 오랫동안 보여 주고 싶다는 생각! 이 생각은 스튜디오 디스플레이에 가장 마이너스적인 생각이다!”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시각적 요소를 계획적으로 전시하여 공간의 메시지를 시각화하는 작업이 ‘디스플레이’(display)이다. 디스플레이의 목적은 새로운 상품의 소개, 상품이 품격 및 가치를 알리고 쾌적하고 멋있는 판매환경을 조성하여 다른 브랜드와의 이미지 차별화를 꾀하여 선전효과를 높이는데 있다.

디스플레이는 외부 D/P, 쇼 윈도우 D/P, 내부 D/P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우선 스튜디오의 ‘파사드’(Facade) 에 대해 알아보자. ‘파사드’(Facade) 라는 말은 라틴어 ‘Facies’에서 유래된 말로써 ‘face’와 ‘appearance’의 복합어로써 건물을 사람의 몸에 비유하면‘얼굴’에 해당된다.

그러면 스튜디오의 ‘얼굴’은 어느 곳인가?
주 출입구에 들어오기 전의 디스플레이 공간이나 주 출입구 부로의 쇼 윈도우나, 간판 등이 스튜디오의 ‘얼굴’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면 스튜디오의 ‘파사드’로써 가장 중요한 디스플레이는 스튜디오 주 출입구 이전으로부터의 공간과 주 출입구의 쇼 윈도우, 간판 등에서부터 출발된다.

물론 주 출입구와 쇼윈도우의 디스플레이는 그 스튜디오의 수준과 작품의 세계, Quality를 가능케 한다. 우선 스튜디오의 사진의 장르에 따라 쇼 윈도우 디스플레이가 달라지겠지만, 통행인이나 무심코 지나가는 잠재고객들이 그 스튜디오의 작품 및 상품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며 그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아 흥미를 일으켜 스튜디오 내부로 유인할 정도면 일단 성공이라 하겠다.

스튜디오의 주력상품을 일단 ‘사진’이라 할 수 있는데, 자기 스튜디오 쇼 윈도우의 오래되어 빛 바랜 디스플레이 사진을 보고 있는 사장님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디스플레이 사진을 바꿔야지’ 라고 마음을 먹지만 이상하게 그게 쉽게 잘 바뀌어지지가 않는다. 스튜디오 운영을 그렇게 게을리 하는 것도 아닌데 쇼 윈도우의 디스플레이 사진은 좀처럼 자주 바뀌어지지가 않는다.

그 이유는 나중에 따져 보기로 하자. 간판도 마찬가지. 상호 및 로고에다 글씨만 간판 가득히 채워 넣는다. 간판은 그야말로 고객들의 시선이 멈칫, 잡아둘 수 있는 강력한 이미지만 존재한다면 간판으로써의 기능을 충실히 한 것이다. 상호나 간판의 내용 글씨가 중요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간판에 멋진 사진이나 세련된 이미지 한 컷이 도리어 스튜디오의 시각적 디스플레이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순간적으로 사람의 눈을 끌게 하는 기발함, 새로움,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신비로움과 낯설지 않는 친숙함이 공유되어야 할 것이다.

쇼 윈도우의 디스플레이 시 중요한 것은 진열되는 사진의 개수가 아니라 사진의 품격 및 그 사진의 사이즈에 맞는 쇼 윈도우의 미적 구도감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거기에 알맞은 디스플레이용 인공조명의 조도 및 위치가 한 몫을 한다.

스튜디오 쇼 윈도우에서 사용하는 조명을 형광등과 같은 확산용 조명을 사용할 경우 이는 넌센스라 하겠다. 쇼 윈도우에 진열 된 작품 하나 하나를 감상 할 수 있는 스포트형 집중 조명이 시선을 집약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내부 D/P 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스테이지 디스플레이’(Stagedis play)는 고객들이 실내에 들어와서 시각적 집중의 포인트가 되는 곳이다. 많은 스튜디오들이 이런 ‘스테이지 디스플레이’는 간과하고 벽면 디스플레이에 치중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느 정도 공간이 확보될 수 있는 스튜디오라면 필자는 ‘스테이지 디스플레이’에 좀 더 많은 역점을 두라고 권유하고 싶다.

그 스튜디오의 ‘핵’이 되는 상품을 전략적으로 어필하기 위한 진열방법인데 평면적인 벽면 디스플레이보다는 손쉽게 만져 볼 수 있고 들추어 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여 고객들의 궁금점을 만족시켜주는 것이 스테이지 디스플레이 방법이다.

또한 벽면 디스플레이는 가장 ‘양적’으로 진열 할 수 있는 공간인데 양감을 통해 공간을 매력적으로 표현 할 수 있다.
여기서 필자가 꼭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디스 플레이의 기본은 ‘보기가 쉽고 편해야 된다’는 것이다. 즉, 한꺼번에 모든 것을 보여 주겠다는 욕심으로 너무 많은 상품이나 작품을 내걸지 말자는 것이다.

디스플레이는 전체적으로 통일된 조화를 꾀하면서 너무 혼잡스럽지 않도록 공간의 ‘여백의 미’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작품의 개수가 많다보면 시야가 혼란스러울 수 있으며 스튜디오가 창작을 하는 전문공간이 아닌 만물상이나 팬시점 같은 이미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정리 할 상품들은 과감히 정리하고 심플하면서도 깔끔히 정리된 상품의 디스플레이는 작품의 심도도 깊게 보여 질 수 있고 고객들의 시선도 오랫동안 붙잡아 놓을 수 가 있겠다.

앞에서 언급한 ‘스튜디오 쇼 윈도우의 빛 바랜 사진이 왜 자주 바뀌지 않는가?’ 에 대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너무 오랫동안 보여 주고 싶다는 생각! 이 생각은 스튜디오 디스플레이에 가장 마이너스적인 생각이다. 바꾸어 말하면 ‘진열 할 만한 새롭고 참신한 상품이 없다’는 말이다. 우리 사진인들의 스튜디오에는 양적인 개수보다 질적인 퀄리티가 충실한 단 한 개의 사진이 도리어 고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리라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창작활동에 힘을 쏟아야만 하고 그럼으로써 자기 스튜디오의 미적인 디스플레이 장식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글: 김채영 대표/ 가사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