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동강국제사진제의 부대행사 일환으로, 강원도 영월군이 주최하고 동강사진마을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비영리 사진교육 행사, 동강사진워크숍이 지난 7월24일부터 7월26일까지 2박3일간 강원도 영월군 여성회관에서 열렸다. 국내외 사진 전공 대학생 및 대학원생,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참석한 이번 워크숍에는 최광호, 양종훈, 김한준, 유병욱, 정주하, 이창수, 박경일, 오형근, 김중만, 김홍희, 정재숙, 정연두, 정은진 등 실력파 사진인 13명이 강사로 초빙되어 다큐멘터리사진, 패션사진, 사진 연출 및 포트폴리오 제작, 보도사진, 디지털사진 출력 등 사진 기술은 물론 작가적 의식과 관념에 대한 다양한 주제의 강좌가 진행됐다.
이에 본보에선 동강사진워크숍 13개 강좌 중 상명대 양종훈 교수의 ‘왜! 다큐멘터리 사진인가?’와 김홍희 사진가의 ‘버리면 보인다. 포트폴리오!’의 강의를 요약해 게재하니 강의에 미처 참석하지 못한 사진 애호가들의 많은 참고 바란다. - 편집자 주 -
왜! 다큐멘터리 사진인가?
강사 : 상명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 양종훈 교수
▲ 2009동강사진워크숍에서 양종훈 사진가가 ‘왜! 다큐멘터리 사진인가?’를 주제로 강의하는 모습
사진 보는 연습을 꾸준히 하라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은 절대 소설처럼 꾸미거나 허구적인 요소를 첨부해서는 안 된다. 다큐멘터리 사진의 대상은 주위에서 늘 접할 수 있는 익숙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진 보는 연습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하루에도 수십 종의 일간지가 발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2~3개의 신문을 선택해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사진과 나쁜 사진을 한 장씩 골라 스크랩해보자. 사진을 고르다보면 보는 눈이 올라가고 사진 실력도 향상될 것이다. 그리고 사진 관련 워크숍이나 세미나에서 사진가들에게 자신이 스크랩한 사진을 보여주고 그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사진 보는 안목을 기르는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 보면 사진을 찍는 것과 더불어 사진 선택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끊임없는 연습만이 실력을 배양하는 길임을 명심하자.
사진 촬영에 필요한 몇 가지 제언
다큐멘터리 사진은 크게 전경과 클로즈업으로 구분된다. 만약, 영월을 주제로 촬영을 한다면, 우선 영월에 대한 구체적인 요소를 파악하고 조사하라. 영월의 소재로는 동강사진박물관, 래프팅, 청령포, 라디오스타 촬영지, 곤드레 국밥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영월의 세부적인 소재를 활용해 전경을 촬영할 수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나타낼 수 있는 전경을 촬영하다보면 구체적인 세부 촬영에 대한 윤곽이 잡히게 된다. 전경이라고 해서 꼭 그 마을의 모습만이 아니다. 영월의 유명한 국수집을 주제로 한다면 국수집 부엌의 모습이 전경이 될 수 있고, 그 국수집과 다른 음식점의 유명도 차이를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도 전경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촬영 전에 계획하고 상황을 미리 예측하는 등 사전 조사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과거 1980년대만 하더라도 다큐멘터리 사진은 ‘많이 찍는 것이 남는 것’이라고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구체적인 자료 조사에 의한 철저한 사전 계획을 통해 짧은 시간 동안 최적의 다큐멘터리 사진이 도출되고 있다.
한편, 사진에서 인간이 조율할 수 없는 것은 날씨와 계절이다. 하지만 시간은 조절 가능하다. 특히, 새벽과 야경 시간대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어느 나라건 새벽의 풍경과 야경은 아름답기 마련이다.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하면 많은 아이디어들이 나올 것이다.
섭외와 사진 배경의 중요도
이제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섭외력이다. 누구를 어떻게 섭외하느냐에 따라 촬영 여부가 결정된다.
과거, 스와질랜드에서 에이즈 관련 촬영을 할 때, 사진 흐름 상 시체 안치실이 중요한 배경이었다. 하지만 그 나라의 실권자들의 허락을 구해도 안치실의 문지기는 시체 안치실 촬영을 단호히 거절했다. 하지만 문지기의 친구에게 부탁을 했더니 비로소 문지기는 5분의 시간을 허락했다. 이처럼 섭외란 촬영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건이 되기도 한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섭외에 능통해져야 한다.
통상적으로 주제가 되는 피사체에 신경을 많이 쓰게 마련인데, 그러다 보면 배경을 놓칠 수 있다. 주요 피사체와 그 너머의 상황을 인지해 촬영하면 주제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으니 모든 상황을 체크하고 셔터를 눌러야 한다. 이것은 수차례의 연습이 필요한 것으로, 수시로 주제와 배경을 함께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편집 작업을 할 때 사진 촬영 과정에 대한 어려움을 잊어야 한다. 고생을 하면서 사진을 찍는 과정에 연연하기 보다는 냉철한 시선을 갖고 자신의 사진을 바라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To 사진애호가들이여~
다큐멘터리 사진을 위해 이것만은 꼭 알아두자!
⦁남의 것은 늘 좋아 보이게 마련, 그것에 미련을 버리고 자신의 카메라에 정통하라.
⦁카메라는 가볍고, 사용하기 편리해야 한다.
⦁촬영에 나가면 케이스에 카메라를 넣지 말라. 케이스 속에 카메라를 넣어두면 정작
중요한 순간을 놓칠 수 있다.
⦁사진을 찍을지 말지 고민하지 말고,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먼저 찍자.
⦁카메라는 소모품임을 명심하자.
⦁다큐멘터리 사진가는 자신이 촬영한 사진으로 사회를 바꾸어야 한다. 대상을 이용의
가치로만 생각하지 말고, 소외된 계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From 양종훈 교수
b>버리면 보인다. 포트폴리오!
강사: 김홍희 사진가
▲ 2009동강사진워크숍에서 김홍희 사진가가 ‘버리면 보인다, 포트폴리오’를 주제로 강의하는 모습
자기 사진에 대한 애착을 버려라
전문가에게 포트폴리오 평가를 의뢰하는 대다수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 몇 장의 사진이 다수의 좋은 사진의 흐름을 망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자기 사진에 대한 애착을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사진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포트폴리오라는 틀 안에서는 낱장으로 볼 때 아무리 좋은 사진이라 할지라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위해서 그 흐름에 맞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이와 반대로 별 볼일 없는 낱장사진이 포트폴리오의 큰 흐름 상 반드시 필요할 때도 있다.
유사성을 지닌 사진으로 묶어라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가장 좋은 사진을 먼저 선택하라. 그 후에 이와 유사한 사진을 찾는 것이 쉬운 방법이다. 비슷하지 않은 사진은 과감히 버려야 하며, 사진의 특징을 파악하자. 나무, 사람 등 유사한 특징을 발견하고, 이에 맞게 사진의 순서를 배치한다. 낱장사진으로 볼 때는 별 볼일 없던 사진도 하나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완전히 다른 사진처럼 보이더라도 비슷한 성향을 지녔다면 하나로 묶을 수 있다. 사진 속에는 쉼표와 마침표, 느낌표 등이 존재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포토폴리오의 집대성은 전시회장에 놓인 사진과 작품집이다. 작품집을 볼 때 사진 한 장 한 장에 집중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흐름과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연습을 많이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