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정엽 사진시장 분석 전문가가 바라본 PMA2009 전시 트렌드


경기 악화 등의 여러 요인으로 인해 PMA2008에 비해 전시 참가 업체가 약 30% 감소했다. 액세서리 관련 업체나 B2B 마케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 중형카메라처럼 특수 계층을 겨냥한 장비업체가 상당수 감소했고 반면, 디지털 사진의 대중화로 누구나 사진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일반 대중을 겨냥한 아이템 시장이 확대됐다. 사진시장의 디지털화는 전문시장의 쇠퇴와 컨슈머 시장의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다시 말해 과거 카메라 해상도와 품질에 의존한 기계 복제술이 사진을 대변했다면, 향후 사진은 편의성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전자 복제로 그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한편, 과거 필름과 인화지로 요약되는 프린팅 중심의 이미징 시장은 급속도로 감소하면서 그 대안으로 포토북이 급부상했다. 사진은 더 이상 사진 자체로만 머물지 않고 인쇄, 출판을 포괄하며 그 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PMA 2009에서 기존 프린팅장비 제조사들은 하드웨어 뿐 아니라 장비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PMA2009를 통해본 카메라 시장 트렌드

- DSLR 카메라 시장의 성장 둔화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의 지속적인 감소세 뚜렷해… 동영상, WiFi 등 편의성과 아이팟의 마케팅 성공과 견줄만한 디자인에 주목 -

몇 년간 각종 사진 관련 전시회에서 DSLR 카메라를 포함한 입력 장치가 주요 화두였던 것과 대조적으로 PMA2009에서 디지털카메라 특수는 미약했다. 캐논과 니콘으로 대표되는 DSLR 카메라 업계는 제품 자체의 진보가 아닌 DSLR 카메라의 활용법에 주목했다. DSLR 카메라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출력 연계 솔루션이나 대형 출력 및 미술시장과의 연계 사업 등 다양한 응용방법을 교육함으로써 그에 걸맞은 응용 프로그램을 제작, 지원했다. 특히, 니콘은 HP와 Ergo RIP사와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광고, 인물, 예술, 미술 등 파인아트 프린팅 분야에서의 활용법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PMA2009에서 발표된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의 핵심은 ‘편의성’과 ‘디자인’이다. 캐논을 비롯한 소니, 후지필름, 파나소닉 등은 알루미늄 재질의 케이스에 형광, 파스텔 색상처럼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패션형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선보였고, 인공지능(Ai)과 파노라마, 동영상, 고감도 촬영 등의 편의성을 고려한 기능을 다수 추가해 보다 쉽고 간편한 촬영을 가능케 했다.
특히, WiFi 기능을 이용해 구글의 피카사(Picasa)나 유튜브 등으로 이미지를 전송하거나 저장, 공유하는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예측하면서 전자액자 등 WiFi의 장점을 극대화한 각종 액세서리 부문도 성장을 예고했다. 또한 이러한 추세는 홈프린팅 산업이 더 이상 낱장 출력이 아닌 크리에이티브나 인테리어,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부가가치를 지향해야 할 것을 강조한다.
최근 카메라의 기능 가운데 동영상은 일반 콤팩트는 물론 DSLR 및 하이엔드 카메라에도 적용되고 있어 그 활용도가 매우 높다. 동영상과 파노라마 촬영에서 획기적인 트렌드를 몰고 올 소니의 DSC-HX1이나 수백만 원대의 캠코더에서나 구현할 수 있는 HD급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파나소닉의 ‘G-1H’가 이를 잘 반영해 주고 있었다.
한편, 올림푸스 주도하에 3~4년 전부터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는 ‘마이크로 포서즈(Micro 3/4)’도 파나소닉, 펜탁스가 동참하며 전문가들의 서브용이나 고성능, 콤팩트를 중시하는 여성, 고연령자들을 타깃으로 어필했지만 렌즈군 확보가 미비해 그 발전 가능성은 다소 미약해 보였다. 전문가들은 포서즈의 성공 여부를 ‘끝없이 발전하고 있는 DSLR 카메라의 렌즈 성능을 받쳐 줄 고성능의 렌즈 확보에 달렸다’고 설명한다.
이밖에도 아날로그 카메라의 향수와 DSLR 카메라를 상회하는 해상도를 갖춘 중대형카메라는 2천만 화소를 웃도는 DSLR 카메라의 진보와 편의성에 주목한 소비 트렌드에 따라 점차 그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PMA2009를 통해본 출력장비 시장 트렌드

- 포토북이 사진 출력 시장 대체, 사진과 인쇄, 출판, 복사 등 출력 서비스 융합 현상 두드러져 -

입출력 장비 시장을 통틀어 PMA2009의 핫 이슈는 ‘포토북’과 양면 인쇄가 가능한 ‘드라이 솔루션’이었다. 이는 소비자의 니즈와 공급자의 제품 개발 방향이 일치하며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포토북 시장을 겨냥한 드라이 솔루션(Dry solution)을 비롯해 각종 포토북 제본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또한 사진시장을 넘어 미술시장을 겨냥한 아트프린팅 솔루션과 엔터테인먼트와 인테리어 개념이 강화된 홈프린팅 시장이 성장하고 있었다.
기존 은염 방식의 미니랩으로 시장을 공략해 온 후지필름과 노리츠가 잉크젯 프린팅 엔진을 기초로 양면 인쇄가 가능한 드라이 잉크젯 출력기를 발표했고, 잉크젯에 기반한 HP도 품질과 출력 속도를 갖춰 상업성에 부합한 양면인쇄용 출력 장비 등 다양한 디지털 포토 상품을 구현할 수 있는 RPS를 소개했다. 또한 코닥과 DNP의 포토루시오는 기존 미니랩 현상소를 사진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테일 숍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보였다. 이로써 PMA2009에 참가한 90% 이상의 출력 업체들은 포토북 솔루션으로 대부분 전환했으며, 향후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출력 시장에서 이들 업체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편, 출력 서비스 사업은 과거 사진 출력의 영역을 뛰어 넘어서 인쇄와 복사, 출판이 융합되고 있었다. 미국의 사진시장 전문가들은 디지털카메라의 WiFi(무선통신) 채택과 구글의 피카사처럼 이미지 전송을 쉽게 할 수 있는 온라인이 발달하면서 포토북을 위시한 출력 서비스 사업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크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며, 로드숍의 경우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가를 위주로 발달해 그 수는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출력사업이 축소된 반면, 포토북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전체 사진시장은 소폭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각각의 출력 업체는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데이터를 어떻게 출력으로 유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만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애플의 iPhoto, Picasa, 스크랩부킹 문화의 활성화 등과 같은 외부사업과의 연계도 신중히 고려해 볼 만하다.
또한 모든 출력 업체는 향후 홈프린팅을 통해 고객이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창조적인 인테리어 전시 효과를 강조해야 하며,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홈프린터로 출력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실례로 캐논은 C-park 사이트를 통해 각종 탬플릿을 무료로 제공해 소비자들이 전문 사진시장에서 구입해야만 했던 각종 사진상품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프린팅 장비업체들이 사진 콘텐츠를 제공하며 시장 변화를 선도한 것 또한 PMA2009의 특징이다.
포토북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바인딩 업계의 약진도 돋보였다. 그 선두 주자는 이태리의 유니바인드이며, 미국의 패스트 바인드 외 약 10여 개의 업체가 PMA2009에 모습을 드러냈다. ‘어떻게하면 보다 쉽게 사진을 책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를 고심한 이들 업체는 양면으로 인쇄한 출력물은 접착 방식으로 간편하게 제작할 수 있는 앤드유저용부터 종합 현상소에서 고급 앨범을 제작할 수 있는 대형 바인더에 이르는 다양한 솔루션을 발표했다.
한편, ‘PMA2009에서 발표된 양면 인쇄용 드라이랩이 저변 확대된다면 포토북 제작 프로세스가 바뀔 것이므로, 시장 전망은 더욱 밝을 것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이밖에도 아트페이퍼 회사는 예년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캔손, 하네뮬러, 이노바, 일포드로 대표되는 아트페이퍼 업체는 꾸준히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사진시장이 기존 미술시장보다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고 전했다.

취재 / 김치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