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2008 동강사진상 수상자, 강홍구 사진가

“사진은 세상의 파편을 기록하는 수단, 그 파편의 연속적인 파노라마로 현실을 재구성”


▲ 2008 동강사진상 수상자, 강홍구 사진가(상)와 그의 작품 '수련자' 시리즈(하)

= 2008 동강사진상을 수상한 소감은?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전화를 받고 너무 뜻밖이었다. 회화를 전공한 내가 사진 분야에서 상을 받으리라곤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사진을 이용해 작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사진가’라는 타이틀이 어색하다. 상을 받는 다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한편으론 부담도 된다. 사진에 대해 좀 더 생각하고, 매진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한다.”

= 사진 미디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990년대 초, 처음 컴퓨터를 구입하고 PC로 이미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원하는 이미지를 스캔해서 합성하는 작업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스캔 이미지는 한계가 있어 직접 카메라를 들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촬영했는데, 이를 재구성한 것이 사진으로 표현된 것이다.”

= 금번 동강사진상 수상자전에서 발표된 사진은?
“지난 2006년 서울 로댕갤러리에서 전시한 ‘미키네집’과 ‘수련자’ 시리즈가 중심이다. 미키네집은 내가 살고 있는 불광동 근처에 재개발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 촬영 중 주운 장난감 집에 미키마우스가 그려져 있었는데 황색과 분홍색이 적절히 조화된 전형적인 미국 주택의 모습이었다. 비록 장난감 집이었지만 재개발로 인해 부서지고 있는 집과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해 집에 대한 일종의 이념, 사상을 파노라마로 찍기 시작한 것이다. ‘수련자’ 시리즈 또한 우연히 얻게 된 게임 캐릭터를 오브제로 한다. 게임 캐릭터와 한국사회의 현실을 대비시켜 현실적이면서도 농담과 유머가 지속되길 바랐다.”

= 작가 개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작품 특징은?
“정통으로 사진을 전공한 사람들과 조금 다른 방향에서 사진에 접근했다. 사진은 이미지를 만드는 도구로 굉장히 유용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붙이고, 연출도 하면서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다. 머리로 작업을 구상하기보다 일단 촬영 장소에 직접 가서 영감을 얻는 편이다. 파노라마 사진은 전문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낱개의 사진을 대강 붙인다. 사진은 세상의 파편을 카메라로 기록하는 것이므로 그 파편을 파편으로 인정하고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회화를 전공했다고 했는데, 회화와 사진의 차이점은?
“사진의 매력은 단순히 사실성을 넘어 굉장히 구체적이라는 점이다. 이는 분명히 기계적인 기록성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회화도 작가의 구상에 의해 구체화되지만 결과물은 추상적 상태를 보이는 반면, 사진은 그런 요소를 확실히 내포하고 있다. 흔히들 사진은 직관적이라고 하지만 이것을 일종의 구체성으로 보고 싶다.”

=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이나 전시 계획이 있다면?
“내년 3월, 삼청동 아트센터 몽인에서 은평 뉴타운을 배경으로 한 ‘개꽃 나무집’(가제) 전시가 예정돼 있다. 6년 전부터 은평 뉴타운을 촬영하기 시작했는데 도심이면서도 이면에 시골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재밌는 곳이었다. 뉴타운 사업과 함께 집이 하나 둘 허물리고, 주민들이 이주하면서 텅 빈 도시에 아파트가 들어서는 변화의 과정을 담았다. 결국, 은평 뉴타운 사업계획이 작업을 시작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또한 내년 9월 경, 회화와 사진을 결합한 이색 전시를 구상 중이다. 지금껏 공개된 사진과 사뭇 다른 작품이 선보여 질 것이다.”

인터뷰 / 김치헌 기자

■ 2008 동강사진축제 - 전시


▲ 동강사진박물관 2층에선 2008 동강사진상을 수상한 강홍구 사진가의 ‘동강사진상 수상자전’이 오는 8월24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살고 있는 불광동 재개발 지역의 폐허가 된 풍경들과 두 가지 오브제(장난감 집, 게임 캐릭터 인형)를 이용한 ‘미키네 집’, ‘수련자’ 시리즈를 선보였다. 강홍구 사진가의 작품은 디지털 사진의 조합을 통해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동강사진박물관 1층에서 열린 ‘동강사진 기획전-장소와 장소 상실’은 백제예술대학 사진학과 정주하 교수가 기획하고 권순관, 방병상, 안세권, 유수정, 이득영 5명의 사진가가 참가한 가운데 자본주의로 구성된 도시에 몸 담고 있는 작가들이 일상의 풍경을 통해 ‘장소 상실’의 공간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을 전시한다.


▲ 동강사진박물관 소장전은 지난 1950년대부터 활발히 활동해 온 김기찬, 김수남, 김한용, 육명심, 이해서, 이형록, 임응식, 정범태, 주명덕, 최민식, 한영수, 홍순태 등 12인의 국내 사진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작은 2006년, 2007년 동강사진박물관에서 구입한 1950년대부터 1980년대의 귀중한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12인의 사진가는 각기 상이한 관점에서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 영월愛 거리 설치 사진전은 영월군민 61인의 초상전, 영월 풍경과 문화재, 박물관을 테마로 한 사진을 영월초등학교에서부터 문화예술회관까지의 갓길과 영월군 내 주요 건물의 외벽에 전시한다. 박찬민, 신익기, 정경자, 황민구 등 4인의 작가는 영월군의 상징성을 표현할 수 있는 대주제를 바탕으로 작가 스스로의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영월을 재조명하는 사진 거리를 조성했다.


▲ 강원도 사진가 초대전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전시로, 강릉 지역의 사진가를 대상으로 사진을 공모하고, 심사를 거쳐 선정된 김성택, 박옥렬, 손봉희, 장공순, 정경숙, 차장섭, 한경우, 홍인복 등 8명의 작품 50여 점을 전시했다. 전시는 오는 8월24일까지 영월군 문화예술회관 2층에서 열린다.(상) 또한 영월군 하동면 예밀리의 생활상을 약 1년 간 촬영한 영월군 사진가 12인의 작품 50점이 문화예술회관 1층에서 ‘영월군 사진가 초대전-하동면 예밀1리 2007~2008’이란 이름으로 열렸다. 영월군 사진가 초대전은 지난 2006년 북면 문곡2리 가느골 마을, 2007년 중동면 직동리에 이은 세 번 째 전시회다. 영월군 사진가는 향후 영월군내 마을을 소개해 영월의 생활사를 사진으로 남기는 작업을 지속할 예정이다.(하)


▲ 생태 사진가 김연수(하늘), ‘차마고도 1000일의 기록’ 등 굵직한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어 온 박종우(땅), 그리고 수중 사진가로 유명한 장남원(바다)이 ‘하늘·땅·바다 展’을 문화예술회관 및 학생체육관 앞 광장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는 하늘, 땅, 바다를 주제로 한 사진으로 많은 관람객들이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전시다.


▲ ‘전국 초등학생 사진 일기 공모전’이 동강사진박물관 야외 화랑에서 열린다. 전국 초등학생들이 일상생활의 이모저모를 사진과 글로 꾸민 사진일기를 전시한 이번 사진전은 동심으로 돌아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2008 동강사진축제와 함께한 제5회 캐논 디지털 포럼


▲ 2008 동강사진축제를 후원한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주)는 지난 7월26일, 제5회 캐논 디지털 포럼을 영월군 여성회관에서 개최했다. 포럼 참가자 1백여 명은 오전 10시부터 ‘잠재의식과 사진’을 주제로 한 조선희 사진가 세미나를 비롯해 최광호 사진가의 ‘나의 가족 이야기-지금까지 최광호와 함께 한 기념사진이 작품이 되기까지’ 강좌에 참석했다. 조선희 사진가의 세미나가 끝난 후 캐논 디지털 포럼 참가자 및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주) 관계자가 동강사진워크숍이 열린 영월군 여성회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이후 캐논디지털포럼단은 2008 동강사진축제의 일환으로 영월군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전을 관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