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사진 위주의 고품질 사진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 중앙대 지식산업교육원 인물사진콘텐츠전문가과정의 ‘디지털 리터칭’ 교육을 담당하는 최의열 교수가 지난 2월, 서울 신촌에 인상사진 전문점 ‘우리동네사진관’ 오픈 -

일반적으로 이론과 실전 사이에는 적잖은 괴리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교육을 통해 얻은 사전 지식을 현장에 그대로 반영해도 사람마다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없는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다. 사진계에도 프로 사진가를 대상으로 교육하는 전문 프로그램이 많은데, 그 대표적인 것이 중앙대 지식산업교육원 인물사진콘텐츠전문가과정이다. 이론보다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의 실전 경험을 강조하는 이 프로그램은 인상사진을 배우려는 스튜디오 운영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에서 ‘디지털 리터칭’ 교육을 담당하는 최의열 교수는 지난 2월, 서울 신촌에 사진 이론과 실제 스튜디오 운영 간에 간극을 최대한 좁힌 개인 스튜디오 ‘우리동네사진관’을 오픈했다.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교육한 내용을 스튜디오 운영에 반영해 성공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는 ‘우리동네사진관 신촌점’의 최의열 대표를 만나 스튜디오 운영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 우리동네사진관 신촌점의 최의열 대표

매출 확대를 위해선 상권, 마케팅, 사진 품질 3박자 조화가 필요
우리동네사진관 신촌점의 간판은 아날로그적이다. 별도의 치장 없이 ‘증명·여권 사진관’이라고 적힌 노란 바탕의 간판은 촌스럽기 그지없다. 간판만 놓고 보면 오래 전부터 터를 잡아 온 역사 깊은 사진관 같지만 우리동네사진관 신촌점은 지난 2월 오픈한 신규 점포다. 이곳 최의열 대표는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촌스러움이 오히려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효과를 준다”고 말한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자리해 상권이 좋은 우리동네사진관 신촌점은 증명사진, 여권사진, 프로필, 가족사진이 주 수익원이다. 주변에 홍익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대학이 밀집해 있고, 대규모의 유흥가가 조성되어 유동인구가 많아서 증명 및 여권 사진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신촌이라는 상권이 증명사진 잘 찍는 곳으로 유명해서 오픈한지 오래 되지 않았지만 매달 목표했던 매출을 초과 달성하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한다.
우리동네사진관 신촌점이 그렇다고 유리한 상권에만 의존하는 건 아니다. 중앙대 지식산업교육원을 비롯해 여러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누누이 강조해 온 사진의 기본 품질을 충족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사진 촬영부터 고객 모니터링, RAW 처리, 라이팅 기법, 리터칭 노하우에 이르기까지 우리동네사진관 신촌점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진적 행위는 최의열 대표가 강의실에서 교육한 내용에 기초한다. “이론이 실전과 다른 점도 많지만 지금껏 성과를 미뤄볼 때 강의 내용이 스튜디오 운영에 부합하고 있다”고 최 대표는 말한다.
우리동네사진관 신촌점은 온라인 광고를 보고 찾아오는 고객들이 많다. 오픈 후 얼마 동안 오프라인 고객도 많았지만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한 후로 스튜디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은 온라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온라인 고객이 많다. 주변에 대학교가 많아서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찾아오는 고객도 적지 않다. 또 1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믿었던 입소문에 의한 수익도 급상승해 전체 20%를 차지한다. 마케팅도 큰 몫을 했지만, 이 모든 것은 사진 품질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다.”

인물을 부각시키는 단순한 촬영 세트와 인테리어
우리동네사진관 신촌점은 촌스러운 간판만큼이나 인테리어도 단순하다. 흰색 벽면과 배경지, 다수의 조명이 촬영 세트의 전부다. 특히, 우리동네사진관 신촌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30인치 대형 모니터인데, 고객이 촬영 중에 실시간으로 원본 사진을 볼 수 있도록 한 최 대표의 배려가 담겨 있다. 최 대표는 “인물을 강조하기 위해 촬영 배경은 가능한 단순하게 처리한다”며, “고객이 선택한 사진은 고객이 보는 앞에서 대면 수정한다”고 말했다.
‘행여나 고객이 직접 리터칭에 관여하면 요구 사항이 많아져서 증명사진이라기보다는 성형사진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을 컨트롤 하는 것도 촬영자의 능력이다.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수정한 이미지와 별도로 촬영자의 의도를 반영한 사진을 비교해 보여준다. 그러면 십중팔구 고객들은 촬영자 의도대로 편집한 사진을 선택한다”고 최 대표는 전한다.
“단순히 인물을 예쁘게만 표현하지 않는다. 관상학, 골상학 등에 기초해 그 사람의 특징을 파악한 후 리터칭한다. 인상사진과는 무관할 것만 같은 이러한 내용들이 복합적으로 융합되어 좋은 사진을 만들어낸다.”



▲ 심플한 배경과 완성도 높은 조명으로 촬영한 증명사진을 통해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우리동네사진관 신촌점 전경(상)과 최의열 대표가 증명사진을 촬영하는 모습(하)

▲ 최의열 대표가 촬영하고 리터칭한 증명사진

품질에 걸맞은 합리적인 사진 가격 책정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도구로 치부되어 온 증명사진은 스튜디오 간 무분별한 경쟁 탓에 가격이 낮아져 스튜디오 수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요 몇 년새 증명사진의 가치가 재평가되기 시작하면서 품질과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고객들 또한 저렴한 딱지 사진보다 비싸더라도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제대로된 증명사진을 선호하는 추세다.
“몇 달 동안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증명사진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가 높다는 것을 절감했다. 어떤 고객은 증명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장하고 스튜디오에 온다. 특히, 이력서에 사용될 사진의 경우 헤어, 메이크업, 의상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완벽히 준비해오는 고객이 많다.”
처음 스튜디오를 오픈할 때만해도 최 대표는 ‘증명사진이 너무 비싸면 오히려 소비자의 반감을 사지 않을까?’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고민은 수개월이 지난 지금 모두 사라져버렸다. 헤어부터 메이크업까지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 증명사진을 촬영하는 고객이 늘면서 우리동네사진관 신촌점에는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상주하고 있다. 스튜디오가 하찮게 생각했던 증명사진이 그 어떤 것보다 고부가가치의 상품이란 걸 최 대표는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몸소 깨달고 있다. 최 대표는 “증명사진을 바라보는 고객들의 눈이 달라질수록 스튜디오는 사진 품질을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동네사진관 신촌점은 눈 수정을 리터칭에 반드시 포함시킨다. 눈동자에 비친 라이트를 정리하고, 아이라인을 그리면 얼굴은 더 또렷해 보이게 된다. 이러한 리터칭 노하우 역시 최의열 대표가 각종 강의에서 늘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다.

차별화된 촬영과 리터칭이 좋은 사진 만들어
처음 사진 인화를 통해 사진계에 입문한 최의열 대표는 특유의 끈기와 열정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그에게 있어 교육은 스튜디오를 잘 운영해 돈을 버는 것만큼 중요하다. ‘이론과 현실 사이에는 어쩔 수 없는 괴리가 존재한다’는 고정관념을 스스로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체험하고 있지만, ‘이보다 교육이 선행될 때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남들과 다른 인상사진을 찍기 위해선 차별화된 리터칭이 필요하다. 촬영 역시 다수의 조명을 완벽히 컨트롤할 줄 알아야만 고품질의 사진을 완성할 수 있다. 리터칭과 촬영 모두 장시간 공부하고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최 대표는 사진이 바뀌려면 먼저 사물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안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증명사진이 인상사진의 시작이자 끝이다’라는 말에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이런 믿음 탓에 최 대표는 한시도 교육을 게을리하지 않는데, 우리동네사진관 신촌점을 오픈하고선 스튜디오에서 자체 교육도 진행 중이다. 별도로 마련된 강의실에선 촬영 및 리터칭 교육이 진행된다. 추후에는 약 6주간의 정기 과정도 신설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증명사진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사진인들의 몫이다”며,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내가 갖고 있는 모든 지식을 사진인들과 공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취재 / 이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