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리카드 종류와 제품 구입 시 참고 사항 -
군인들이 전쟁터에 나갈 때 반드시 소총에 탄알을 장전하듯, 사진가들은 촬영 시 카메라에 필름이나 메모리카드를 장착한다. 카메라와 렌즈를 완벽히 구비했다 해도 손바닥보다도 작은 메모리카드를 빠트리면 전혀 촬영을 할 수 없다. 이처럼 메모리카드는 카메라가 제 역할을 다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액세서리 중 하나다. 과거 고가였던 메모리카드는 반도체 기술이 발달하고, 그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가격이 급격히 하락세다. 실제로 2~3년 전만해도 10만 원을 호가하던 CF 메모리카드(16GB)는 현재 3만~5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모 인터넷 사이트에선 SDHC 메모리카드(4GB)가 3천 원 대에 판매되기도 했다. 메모리카드를 구입할 때는 이처럼 용량 대비 가격도 중요하지만 데이터 전송 속도는 빠른지, 메모리카드는 안정적인지, 제품 브랜드는 믿을 만한지…메모리카드 본연의 성능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에 본보에선 최근 메모리카드 시장 현황을 살피고 제품 구입 요령을 소개한다. - 편집자 주 -
▲ 디지털카메라에 주로 사용되는 각종 CF·SD·SDMC 메모리카드
● 대용량 메모리카드 수요 증가와 제조사 간 경쟁 과열로 가격 하락
요 몇 년 새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사진기자재는 메모리카드가 단연 으뜸이다. 디지털카메라가 대중화를 이룬 지난 2005년과 비교해 그 가격은 약 1/10로 곤두박질쳤다. 반대로 메모리카드 용량은 증가해서 요즘 디지털카메라에 주로 사용되는 CF나 SD(HC) 메모리카드는 최대 250GB에 이른다. 카메라 사양이 높아지면 사진 한 장의 용량도 그 만큼 증가한다. 따라서 촬영자는 용량이 더 큰 메모리카드를 찾게 되는데, 실제로 지난 2006년, 1~2GB 용량의 메모리카드 수요가 가장 높았던데 반해, 지금은 16~32GB 제품이 일반화 되었고, 그 가격은 이전 제품보다 훨씬 저렴해졌다.
그렇다면 메모리카드의 용량과 가격은 왜 이처럼 상반된 길을 걷고 있을까? 바로 빠르게 발전하는 반도체 기술 때문이다. 반도체 기술의 발달은 메모리카드의 대용량화·소형화에 기여하였고, 반도체가 주요 부품인 메모리카드의 가격 하락에도 원인이 되었다. 또 고사양의 카메라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레 대용량 메모리카드의 판매량도 늘어 그 가격은 더욱 낮아지는 추세다. 이밖에도 수십 개에 이르는 메모리카드 제조사 간의 치열한 경쟁도 제품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 메모리카드 브랜드와 종류
디지털카메라에는 주로 CF·SD·SDHC·SDXC 메모리카드가 사용된다. 사양이 우수한 플래그십 카메라에는 CF 메모리카드가 적용되는데, 지난해 소니가 XQD라는 새로운 타입의 메모리카드를 선보인 후 플래그십 DSLR 카메라 최초로 니콘 D4가 XQD 메모리카드를 채용했다. XQD 메모리카드는 소니, 니콘, 샌디스크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콤팩트 플래시 연합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포맷이다. 소니는 업계 최초로 XQD 메모리카드 ‘QD-S 시리즈’를 출시한 바 있다. XQD 메모리카드는 초당 5GB에 이르는 매우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자랑한다. 따라서 관련 업계는 XQD를 CF 타입의 뒤를 이를 차세대 메모리카드로 지목하기도 했다. 렉사(Lexar)도 올 하반기에 XQD 메모리카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급형 DSLR 및 콤팩트 카메라에 주로 사용되는 SD 메모리카드는 용량과 속도에 따라 SD·SDHC·SDXC로 구분된다. SD 메모리카드는 최대 4GB, SDHC는 최대 32GB까지 개발되었다. 또 속도 Class 2-10으로 나뉘는데, SDXC는 최고 사양인 Class 10으로 64GB 제품이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 업계에선 SDXC에 대해 최대 2TB 제품도 개발될 거라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128GB가 최대 용량이다.
이밖에 소니의 메모리스틱, 올림푸스 및 후지필름의 xD픽쳐카드도 소형 DSLR 및 콤팩트 카메라에 사용되고 있으나 그 수는 적은 편이다.
CF 메모리카드 제조사는 델킨 디바이스(Delkin Devices), 후드만(Hoodman), 렉사(Lexar), 맥스웰(Maxell), 샌디스크(SanDisk), 트랜센드(Transcend), 삼성물산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선 샌디스크와 트랜센드, 렉사 브랜드가 메모리카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CF 메모리카드는 16GB의 수요가 가장 많은데, 가격은 2만~20만 원대로 브랜드마다 차이가 크다. 특히, 메모리카드의 가격은 용량이 같아도 데이터 전송 속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현재 델킨 디바이스, 렉사, 샌디스크가 업계 최대인 128GB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SD는 CF 메모리카드보다 제조사가 더 많다. 에어스태쉬(AirStash), 델킨 디바이스, 아이파이(Eye-Fi), 후지필름(Fujifilm), 후드만, 킹스톤, 렉사, 파나소닉(Panasonic), 삼성, 샌디스크, 소니(Sony), 트랜센드, 바른전자에서 SD 메모리카드를 국내 공급하고 있다. SD 메모리카드의 가격은 16GB를 기준으로 1만~20만 원 선이다.
● 메모리카드 구입 시, 반드시 데이터 전송 속도 확인할 것
메모리카드는 용량이 같아도 데이터 전송 속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과거에는 브랜드마다 그 속도를 표시했는데, 지금은 업체마다 그 기준이 달라서 제품에 표시되는 수치가 절대적이지 않다. 따라서 업계는 속도를 Class로 표기해 구분하고 있다. 예를 들어 Class2는 2MB/초, Class4는 4MB/초, Class6은 6MB/초, Class10은 10MB/초인 셈이다. 이때 속도는 최저 보장 속도를 의미한다. 최근엔 Class6과 Class10 제품이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Class로 구분한 속도 또한 제품마다 차이가 날 수 있다. 따라서 메모리카드를 구입할 땐 반드시 데이터 전송 속도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데이터 전송 속도는 일반 촬영보다 연속 촬영 시 그 진가가 발휘된다.
한편, 시중에는 제품을 포장하지 않고 그 내용물만 판매하는 벌크 제품이 공공연하게 유통되고 있다. 벌크 제품은 모든 제조사가 정품으로 인정하지 않아서 추후 보상을 받기 어려우니 가급적이면 브랜드별 공식 딜러가 판매하는 정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취재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