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품의 예술적 가치와 홍보 효과 동반 상승에 기여하는 사진계의 콜라보레이션 현황을 살핀다 -
문화, 산업, 예술 등 분야를 막론하고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협업) 열풍이다. 함께 작업해, 공동으로 홍보하고, 그 시너지 효과를 공유하는 ‘콜라보레이션’은 서로 다른 브랜드가 만나 하나의 콘텐츠를 양산해내는 이 시대의 새로운 창조적 활동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처럼 장르를 불문하고 전개되는 콜라보레이션을 최근 들어 사진계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패션·IT 상품에 유명 사진작품이 디자인 요소로 적용되는가하면, 유명 패션 브랜드가 사진 아이템 개발에 참여해 독창적인 아이템을 창조해내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노동력을 공유해 유·무형의 콘텐츠를 양산하는 데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있는 사진계의 콜라보레이션 현황을 살펴보았다. - 편집자 주 -
사진계 콜라보레이션은 그 결과물에 따라 두 가지 부류로 구분할 수 있다. 지난해 발매된 인케이스의 아리 마르코폴로스 카메라가방이나 (주)새로텍의 키스 해링 외장하드가 예술가들의 디자인 감각이 사진아이템에 반영된 것이라면, 김중만 사진가가 직접 디자인한 루이까또즈 가방이나 배병우 사진가의 소나무 사진이 프린팅된 캐리어 가방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진 예술 작품을 패션 소품에 응용해 그 가치를 높인 결과물들이다. 따라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된 이러한 콜라보레이션 작품들은 전략적으로 한정 생산되어 기업들은 높은 홍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미국의 인케이스+아리 마르코폴로스=카메라가방
디자인과 보호 기능이 우수한 미국의 인케이스(Incase)는 네덜란드 출신의 유명 사진가, 아리 마르코폴로스(Ari Marcopoulos)와 함께 카메라가방을 출시했다. 5백 개 한정으로 생산된 이 가방은 인케이스 고유의 장비 보호 기능을 갖춘 동시에 저명한 사진작가의 예술적 감각이 반영된 세련된 디자인이 작용되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 (주)새로텍+미국의 팝 아티스트 키스 해링=외장하드
외장하드 전문기업, (주)새로텍(Saro tech)도 미국의 팝 아티스트 키스 해링 재단과 콜라보레이션한 외장하드를 공동으로 개발했다. 저장 용량은 커지고 소형·경량화를 추구하는 외장하드가 간결함이 돋보이는 키스 해링의 예술성을 보태어서 디자인을 중시하는 여성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 올림푸스한국(주)+루이까또즈=PEN 전용 카메라가방
‘PEN’을 통해 미러리스 카메라 열풍을 주도했던 올림푸스한국(주)는 루이까또즈와 함께 PEN 전용 카메라가방을 출시한 바 있다. 루이까또즈의 PEN 패키지는 카메라 속사케이스를 비롯해 렌즈 가방, 배터리 등을 수납할 수 있는 소품 케이스로 구성된다. 루이까또즈 고유의 컬러와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케이스는 모던함과 클래식이 어우러진 올림푸스 PEN의 분위기와 잘 어울려서 두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유명 사진가들의 콜라보레이션도 활발한 편이다. 김중만, 배병우 등 해외에서도 정평이 난 이들 사진가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에 예술적 요소를 가미해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격상시키고 있다.

● 샘소나이트+배병우 사진가/샘소나이트+이용백 화백=캐리어
샘소나이트는 지난해 소나무사진으로 유명한 배병우 사진가의 작품을 캐리어 전면에 프린팅 했다. 2011년 ‘세계 산림의 해’를 기념해 특별 제작된 이 캐리어는 출시 당시 배병우의 소나무 작품과 함께 갤러리에 전시되어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사진가의 친필 서명이 새겨진 한정판을 경매하고, 1천여 개로 한정 생산한 케이스 판매액의 일부를 해외 봉사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이밖에 샘소나이트는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용백 화백과도 콜라보레이션 캐리어를 개발했다. 이용백 화백의 대표작인 ‘엔젤 솔져’는 전쟁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적 요소로 반영되어 캐리어가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과도 같은 느낌을 받게한다.

● 연예인 사진가, 조민기+KT&G=보헴 시가마스터 MINKI ZIO 에디션
연예인 사진가로 유명한 조민기 씨는 KT&G와 콜라보레이션을 했다. 과거 쿠바에서 촬영한 작품을 각종 전시나 매스컴을 통해 선보이기도 했던 조민기는 쿠바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었던 만큼 시거 특유의 향을 강조한 KT&G의 ‘보헴 시가마스터 MINKI ZIO 에디션’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담배가 상단 개폐 방식인 반면, 8만 갑 한정으로 생산된 MINKI ZIO 에디션은 전면이 개폐되는 폴더 방식을 취했다.

● 김중만 사진가+팬텍=콜라보레이션 사진전
김중만 사진가는 얼마 전, 휴대폰 개발 기업, 팬텍과 공동으로 콜라보레이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다. 카메라 성능이 우수한 팬텍의 ‘베가 R3’ 스마트폰을 이용해 중국, 독도 등지에서 촬영한 사진을 전시한 이번 사진전은 스마트폰으로도 DSLR 카메라에 버금가는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명 사진작가를 통해 입증함으로써 스마트폰 시장에서 팬텍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김중만 사진가+루이까또즈=김중만의 루이까또즈 가방
김중만 사진가는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와도 손을 잡고 가방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김중만의 루이까또즈 가방에는 그가 평소에 갖고 싶어 하던 별이나 나비 등의 문양이 새겨져 출시 이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주) ‘X-Pro1’+디자이너 장광효=‘X-Pro1’신제품 발표&마케팅 활동
카메라 기업들도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신제품 홍보 효과를 높이고 있다. 올 초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X-Pro1’을 국내 출시한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주)는 클래식 디자인이 돋보이는 ‘X-Pro1’의 디자인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디자이너 장광효와 함께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신제품 발표회 현장에선 첨단 기술과 감성이 결합된 카메라 이미지와 어울리는 장광효의 의상으로 꾸며진 패션쇼를 볼 수 있었다.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주)가 국내 출시하는 미러리스 카메라 X시리즈 대다수가 아날로그 카메라의 형상을 닮은 감성을 추구하고 있어 장광효 디자이너와 향후 마케팅 활동도 지속할 전망이다.

●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주)의 ‘EOS M’+4명의 M 제너레이션=EOS M의 ‘Here. I M’ 캠페인과 M 제너레이션 작품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주)는 지난 9월 캐논 최초의 미러리스 카메라 ‘EOS M’을 국내 출시하면서 4명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콜라보레이션 캠페인 ‘Here. I M’을 전개하고 있다. 가수 윤덕원, 그래피아티스트 반달, 패션디자이너 강성도, 타이포아티스트 김기조 등 일명 M 제너레이션(Generation)으로 불리는 이들 4명의 예술가들은 EOS M으로 사진을 찍고, 그 영감을 받아 만든 각자 영역의 작품을 EOS M과 패키지로 구성해 판매한다. 네 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발매된 M 제너레이션의 작품은 희소성 뿐 아니라 EOS M의 창조성을 잘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평가를 받고 있다.

● KT&G상상마당+브랜드와 작가=‘아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문화와 예술의 콜라보레이션도 새로운 흥미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창작공간, KT&G상상마당은 지난 2010년, 브랜드와 작가를 이어주고, 여기서 창조된 작품을 전시하는 ‘아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총 16개 브랜드와 16명의 작가가 만난 이번 프로젝트에선 개성 넘치는 아트웍이 전시되고 현장에서 다양한 브랜드 이벤트가 펼쳐져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주)의 ‘EOS 5D Mark Ⅱ’+S.M엔터테인먼트의 ‘플로우-모션’촬영 기법=‘S.M.MOTION with CANON’ 콜라보레이션
카메라 업계의 대표 주자인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주)는 지난여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과 함께 콘텐츠 IT 전시회에서 ‘S.M.MOTION with CANON’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영화 매트릭스의 촬영 기법으로 잘 알려진 ‘플로우-모션(Flow-Motion)’을 캐논 ‘EOS 5D Mark Ⅱ’로 구현한 것이다. 현장에선 국내 최초로 S.M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플로우-모션’ 촬영 기법으로 제작된 해당 소속사 가수들의 뮤직비디오가 상영되어 EOS 5D 시리즈의 기술력을 증명하는 기회가 됐다.

● 구성수 사진가 +BMW 뉴 7시리즈=BMW 뉴 7시리즈 출시 기념 포토제닉 드로잉 시리즈
구성수 사진가도 BMW 뉴 7시리즈의 출시를 기념하는 포토제닉 드로잉 시리즈를 2012KIAF에서 선보인 바 있다.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일환인 구성수 사진가의 이번 전시는 문화 예술과 첨단 기술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올바르게 제시함으로써 BMW의 제품 홍보와 구성수 사진작가의 예술적 역량을 동시에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취재 / 김치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