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영상 촬영에 적합한 DSLR 카메라 기종과 주요 촬영기법 및 유의사항을 살핀다 -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방영한 전계수 감독의 ‘뭘 또 그렇게까지’가 장편영화 최초로 전 분량을 DSLR 카메라(캐논 EOS 5D MarkⅡ)로 촬영해 주목받기 시작한 가운데 올해 1월, 방영된 OBS 경인 TV의 첫 정규 드라마 ‘강력1반’ 제2회 ‘13년 후’의 전체 촬영 분량이 DSLR 카메라로 촬영됐다. 지난 2008년 8월, DSLR 카메라 최초로 동영상 기능을 탑재한 니콘 D90이 출시된 후 단편영화나 뮤직비디오, 드라마 촬영에 DSLR 카메라가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DSLR 카메라의 동영상 기능은 전문 촬영 장비와 버금가는 화질과 효과를 구현하고 있어 고가의 제작비를 우려한 독립영화나 광고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렌즈 교환이 가능한 DSLR 카메라는 렌즈 특성에 따라 그 효과를 동영상에 반영할 수 있고, 디지털 캠코더 보다 월등히 큰 이미지 센서는 저조도 상황에서 우수한 촬영 결과물을 지원한다. 하지만 줌 작동 시 느린 초점 변환이나 노출 및 초점 조작 시 발생하는 소음 처리, 장시간 촬영에 따른 흔들림 문제 등은 사진에 익숙한 DSLR 카메라 유저들이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 편집자 주 -

■ 동영상 기능이 적용된 DSLR 카메라
DSLR 카메라에 동영상 촬영 기능을 적용한 최초의 제품은 니콘의 D90이다. 최대 해상도 1280×720의 HD급 화질을 구현하는 D90은 광각, 어안 등 교환렌즈의 다양한 효과를 사용하고, 카메라 본연의 고감도 특성을 살려 광량이 적은 야경 촬영에도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
캐논은 2008년 11월, 중급기 ‘EOS 5D Mark Ⅱ’에 Full HD 동영상 모드를 탑재하며, DSLR 카메라의 동영상 촬영을 본격화했다. HD급 화질에서 한 단계 진화한 1920×1080의 Full HD 동영상을 구현한 EOS 5D Mark Ⅱ는 SD모드로 최장 약 24분, HD모드로 약 12분 동안 최대 4GB까지 연속해 촬영할 수 있다. 내장마이크 외에 외부마이크 단자를 채용해 음성 저장 방법을 다양화했으며, 조리개와 셔터속도, ISO 등은 카메라에 의해 자동으로 제어된다.
니콘과 캐논은 각각 D90, EOS 5D Mark Ⅱ를 시작으로 보급형에서 전문가용에 이르는 제품까지 동영상 촬영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니콘은 엔트리급 D5000(2008년 5월 출시)에 D90과 동일한 동영상 기능을 적용한데 이어 2009년 8월, 중급기 D300s와 2009년 11월, 전문가용 D3s에 한층 진화된 니콘의 동영상 기능 ‘D Movie’를 탑재했다. D300s는 촬영한 동영상 전, 후의 불필요한 부분을 카메라 내에서 삭제할 수 있는 편집 기능을 추가했고, D3s는 더욱 다양해진 니콘의 NIKKOR 렌즈의 영상 표현을 활용하면서 ISO102,400의 고감도 촬영을 더했다.
한편, 캐논도 EOS 5D Mark Ⅱ에 이어 보급형 EOS 500D(2009년 4월)와 EOS 550D(2010년 2월), 중급기 EOS 7D(2009년 9월), 전문가용 EOS 1D Mark Ⅳ(2009년 12월)에도 동영상 기능을 추가했다. 캐논의 동영상 기능은 화질에 따라 초당 24, 30, 60프레임으로 설정해 촬영할 수 있다. 특히, 캐논의 EOS 7D와 EOS 1D Mark Ⅳ는 동영상 촬영 중에도 RAW 또는 JPG로 스틸사진을 촬영할 수 있으며, EOS 1D Mark Ⅳ의 경우 동영상 촬영 시 M모드에서 셔터스피드, 조리개, 감도 등을 수동으로 설정할 수 있다. 저장 포맷에 있어 니콘은 PC에서 다루기 쉬운 avi를 사용하는데 반해 캐논은 자체 mov 포맷을 적용했다.

▲ 동영상 기능이 탑재된 니콘과 캐논 DSLR 카메라의 대표 기종인 니콘 D3s(좌)와 캐논 EOS 1D Mark Ⅳ(우)

알아두면 좋은 DSLR 카메라의 동영상 촬영법
DSLR 카메라는 동영상 위주의 캠코더와 근본적으로 구조가 다르므로, 동영상 촬영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한적 요소는 DSLR 카메라의 렌즈나 심도 표현이 가능한 조리개를 응용하면 더욱 다양한 연출로 커버할 수 있다. 상이 왜곡되는 어안렌즈나 피사체의 미세한 모습을 담는 접사렌즈, 원경을 촬영할 수 있는 망원렌즈, 디오라마 같은 모형 느낌으로 촬영할 수 있는 틸트 시프트 렌즈가 대표적인 예이다. 단, DSLR 카메라는 줌을 사용할 때 AF가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으므로 스포츠같은 동적인 영상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동영상을 촬영하기 전에 초점을 맞추고, 세팅이 완료된 상태에서 녹화를 시작해야 한다. DSLR 카메라의 라이브뷰에서 화면을 확대하면 조금 더 정확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또한 DSLR 카메라는 심도가 얕은 아웃포커싱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 조리개를 이용해 심도를 조절하면 배경 흐림을 통해 몽환적 느낌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이다. 이상의 렌즈 효과, 조리개의 심도, 사진적 구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DSLR 카메라 유저라면 훌륭한 동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DSLR 카메라는 캠코더에 비해 이미지 센서가 크고, 감도가 월등히 높다. 결과적으로 DSLR 카메라는 빛이 부족한 저조도 환경에서도 캠코더보다 우수한 화질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캠코더도 나이트샷이나 적외선 방식 등 광량을 보완하는 기능이 있지만 DSLR 카메라는 일반적인 자연광 아래서 특히 탁월한 성능을 보여준다.
한편, 니콘 DSLR 카메라의 픽처콘트롤을 이용하면 촬영자가 원하는 색이나 톤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과거 필름의 종류를 선택하듯이 촬영 목적에 맞게 픽처콘트롤을 적용하면 그 느낌을 동영상에 반영할 수 있다. 니콘 D3s는 표준, 자연스럽게, 선명하게, 모노크롬 등 4종류의 픽처콘트롤을 탑재했다. 또한 캐논 DSLR 카메라는 동영상 촬영 중에도 RAW 또는 JPG 포맷의 스틸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다만, 사진을 촬영하는 순간 동영상 촬영이 약 1초간 정지되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이밖에도 현재 동영상 기능을 탑재한 DSLR 카메라 중에는 카메라 메뉴에서 동영상의 불필요한 부분을 삭제할 수 있는 자체 편집 기능을 비롯해 촬영 중 수동모드에서 조리개, 셔터스피드를 변환하거나 형광등 조명 아래에서 깜박거림을 억제하는 ‘플리커 현상 감소’ 기능 등 다양한 편의 사양을 내장하고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높은 품질의 동영상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DSLR 카메라 동영상 촬영 시 유의 사항
● 삼각대를 반드시 활용하라
스틸사진은 짧은 순간을 기록하므로 셔터스피드를 조정해 피사체의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지만 동영상은 시간의 흐름을 기록하는 것이므로 고정하지 않고 장시간동안 촬영할 경우 화면이 흔들리게 된다. DSLR 카메라의 동영상 화질은 일반적으로 HD급 이상이므로, 이를 PC 모니터, TV, 대형 프로젝터로 구현할 때 흔들림의 정도는 더욱 클 수 있다. DSLR 카메라에 흔들림 보정이나 렌즈의 흔들림 방지 기능이 내장되어 있더라도 이는 스틸사진에 효과적인 시스템이므로 동영상의 흔들림을 예방할 수는 없다. 따라서 DSLR 카메라로 동영상을 촬영할 때는 녹화 시간에 상관없이 삼각대를 이용해야만 안정된 화질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

● 3초의 편집점을 확보하라
동영상은 하나의 스토리를 시간의 순차적인 흐름으로 표현한다. 주제에 어울리는 장면을 모으는 과정을 거쳐, 이를 스토리 구성에 맞게 편집해야만 동영상이 완성된다. 따라서 동영상은 장면마다 편집점을 갖게 되는데, 이 편집점 앞뒤로 3초 가량을 확보해야만 자연스럽게 장면을 편집할 수 있다. 프로의 경우 편집점에 1~2초 정도 여유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마추어는 화면 변환 기술이나 임팩트를 구현하는 것이 미숙하므로 여유 편집점을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이 좋다. 영상을 잘 만들려면 촬영만큼이나 편집도 능숙해야 함을 잊지 말자.

● 영상에 어울리는 사운드를 선택하라
동영상에 있어 음향 효과는 시각적 효과와 더불어 큰 몫을 차지한다. DSLR 카메라로 동영상을 촬영할 때 일반적으로 내부 마이크를 사용하는데 이럴 경우 초점을 맞추는 과정이나 줌인 조작에 따른 소음이 그대로 촬영에 반영된다. 이에 최근 출시된 DSLR 카메라는 동영상 촬영을 고려해 외부 마이크 단자를 탑재하고 있으니 외부 마이크로 음성이나 외부 음향을 녹음하면 깨끗한 사운드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외부 마이크가 없다면 MP3나 디지털 녹음기를 이용해 별도로 사운드를 녹음하고 편집 시 적용하는 방법도 있다.

Info. 동영상의 해상도와 프레임
디지털카메라의 화소에 해당하는 것이 캠코더의 해상도다. 화소가 가로와 세로의 픽셀 수를 의미하는 것처럼 해상도는 각각의 라인 수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화질이 가장 뛰어난 풀HD의 해상도는 1920×1080이고, HD와 SD는 각각 1280×720, 640×480이다. DSLR 카메라 최초로 동영상 기능을 구현한 니콘은 1280×720의 HD급 화질을 기본으로 하며, 캐논 DSLR 카메라는 모두 Full HD의 동영상을 기록할 수 있다.
한편, 캠코더의 성능을 결정짓는 프레임은 초당 전송되는 화면 수를 의미한다.
사람의 눈은 24프레임을 인식할 수 있는데, 영화 촬영은 일반적으로 24프레임을 사용한다. 따라서 프레임이 높을수록 빠른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 캐논 DSLR 카메라는 최대 60프레임으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취재 / 김치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