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카메라로 액체 방울의 다양한 모양을 연출해보세요~

모 프로그램에서 초고속카메라를 이용해 우유방울이 만들어 낸 왕관모양을 포착하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줬다. 우유나 물방울처럼 점성이 강한 액체가 떨어져 생기는 왕관모양은 사진을 웬만큼 찍어 본 사람이라면 시도해 봄직한 촬영기교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초당 수만 컷을 찍는 초고속카메라로 형이상학적인 사물의 모습을 쉽게 포착하는 것과 달리 셔터스피드에 한계가 있는 일반 카메라로 액체 방울의 다양한 모양을 촬영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본보에선 한정된 카메라 기능과 제한된 촬영 여건을 뛰어 넘어 원하는 효과를 연출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물방울에 반영된 이미지를 넣는 촬영 팁을 공개한다. - 편집자 주 -

물방울 촬영하기
이른 아침 풀잎이나 나뭇가지에 맺힌 이슬에 햇살이 비치는 아름다운 모습은 사진애호가들이 선호하는 촬영 아이템이다. 촬영 특성 상, ‘이른 아침’이란 시간적 제약이 있지만 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다. 우선, 빛이 영롱하게 맺히는 장소를 선정하고, 분무기를 이용해 물방울을 인공적으로 맺히게 만든다. 이때 렌즈는 효과적인 접사를 위해 초점거리가 짧은 매크로 렌즈를 이용한다. 일반 망원렌즈로도 촬영이 가능하지만 촬영 후 크롭 과정에서 화질이 저하될 수 있으며, 초점을 맞추기도 어려우므로 가능한 접사 렌즈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물방울처럼 작은 사물을 촬영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점이다. 더욱이 물은 촬영자 의도대로 조율하기 힘들기 때문에 물방울이 어디로 떨어지고, 어디에 맺힐지를 정확히 판단해 미리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만약 수도꼭지의 물방울을 촬영할 경우 물방울이 떨어지는 위치를 고려해 수도꼭지에 손이나 다른 물체를 두어 초점이 맺히는 곳을 조율할 수도 있다. 또 나뭇가지나 풀잎에 맺힌 물방울을 촬영하려면, 물방울이 맺힐 포인트를 찾아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무엇보다 초점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선 삼각대나 모노포드 같은 보조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초점이 해결된 후에는 노출을 고려해야 한다. 움직임이 순간적인 물방울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최소 1/1000초 이상의 짧은 셔터스피드가 필요하므로 자칫 광량이 부족해 질 수 있다. 이럴 때는 노출모드를 M이나 셔터속도 우선으로 설정하고, 내·외장 플래시를 강제 발광시켜 충분한 광량을 확보해야 한다.

물방울에 반영된 이미지 넣기
초점과 노출에 대한 연습이 끝나면, 물방울 속에 이미지를 넣어보자. 물방울에 비치는 이미지는 물방울을 통과하면서 반대로 보이기 때문에 상하가 구분되는 물체는 반대로 놓는 것이 좋다. 물론, 상하 구별이 없는 꽃이나 원모양의 물체는 관계가 없으며, 촬영 후 작업 시 사진을 뒤집어도 된다.
본격적인 촬영에선 연사모드, 스폿측광에 브라케팅을 이용한다. 극단적으로 물방울을 포착하기 어려우므로 크로핑 과정을 염두에 두고, 해상도를 최대로 설정한다. 참고로, 배경을 잡을 때는 최대한 초점을 흐리게 해 촬영해야만 물방울에 시선을 집중할 수 있으며,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조리개를 F1.4나 F2.8로 설정하면, 배경이 무의미해지고, 물방울에 초점을 맞추기가 어려워지므로 F5.6이 적당하다.
모든 촬영 준비가 끝나면, 분무기를 이용해 물방울을 만들고, 그 물방울이 떨어지기 직전 가장 클 때 셔터를 누른다. 실외 촬영은 바람의 정도에 따라 변수가 생기므로 바람이 멈출 때를 기다려서 촬영해야만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촬영할 때는 수도꼭지에 물방울이 맺혀 떨어지기 직전부터 떨어질 때까지 연사로 촬영한다. 이때 물방울 속에 반영하고 싶은 피사체를 물방울 뒤에 배치한다. 반영이 될 이미지는 꽃, 나무, 풀잎, 불빛, 사진, 도시 등이 적당하며, 촬영자 의도에 맞게 적당한 이미지를 선정할 수 있다.

물방울 촬영 노하우를 소개한 사이트

▲ Flickr 홈페이지에서 활동하는 Licht의 사이트(www.flickr.com/photos/stuntbear)에 소개된 물방울 사진


▲ 마틴 와프(www.liquidsculpture.com)의 물방울 사진

촬영자가 의도하는 멋진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선 참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려운 물방울에 반영된 이미지를 넣으려면 강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러나 다음의 사이트를 참고하면 물방울 촬영의 진수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Flickr 홈페이지에서 활동하는 Licht의 사이트(www.flickr.com/photos/stuntbear)와 마틴 와프 홈페이지(www.liquidsculpture.com)를 참고하면 물방울이 떨어지는 멋진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물방울의 오묘한 형상을 포착하기 위해선 여러 각도에서 다양하게 연출해 촬영을 무한 반복하면서 촬영 기술을 몸소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취재 / 이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