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철 사진작가가 선정한 운치 있는 겨울 출사지 베스트5 !
추운 날씨 탓에 몸이 저절로 움츠려들기 쉬운 겨울, 지천에 깔린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 하자니 카메라가 밖으로 나가 자신을 좀 움직여 달라고 벌써부터 조른다. 칼바람이 불어 꼼짝도 하기 싫지만 한 발짝만 내딛으면 주위의 아름다운 풍광에 저절로 카메라에 손이 갈터. 박동철 사진작가가 선정한 운치 있는 겨울 출사지 베스트5를 소개한다. - 편집자 주 -
#1. 수증기와 퍼져나오는 햇살, 쌍곡계곡
눈이 많이 내린 뒤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 눈이 녹으면서 발생하는 수증기는 안개와 또 다른 느낌의 풍경을 만드는데 이때, 사진가는 수증기로 가득 찬 나무들 사이로 퍼져나가는 빛을 놓치지 말고 담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장면은 반드시 역광이나 반역광의 조명 상태에서만 촬영이 가능하므로 빛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좋은 색감과 장면을 담기 위해서는 사물을 여러 방향에서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눈이 소복하게 내린 날 계곡 풍경을 찍을 때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일단 계곡의 물이 흘러 내려가는 곳을 잘 선정해 물과 눈이 어우러진 풍광을 담아야만 좋은 사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또 온 세상이 눈으로 하얗게 뒤덮여 버렸다면 화면에 시선을 고정시킬 피사체를 넣는 것이 중요하다.
#2. 물안개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 대청호
물안개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찍고 싶다면 12월 초순부터 크리스마스 전까지 물안개가 많이 생기는 초겨울에 찍는 게 관건이다. 그라데이션 ND필터를 사용해 화면의 반쪽만 어둡게 해주면 중천으로 떠오른 해를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 또한, 물안개는 해가 뜰 때 그 양이 점점 많아지다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므로 해가 뜨고 난 다음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려야 한다. 안개의 모습을 좀 더 부각시키고 싶다면, 주변의 갈대와 건물은 실루엣으로 처리해 안개의 모습을 강조한다. 이때 +0.3스톱 노출 보정을 해야 물안개가 가장 효과적으로 보인다.
#3. 멀리서 바라보는 물안개, 현암사
대청호를 멀리 두고 촬영해 보자. 해가 막 떠오르는 아침에 사진을 찍으면 호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을 담을 수 있다. 해 뜨기 전, 신탄진 방면의 불빛들과 물안개의 조화를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춰보자. 현암사의 기와와 풍경은 실루엣으로 처리해 하늘의 색을 진하게 강조하고, 사찰 역시 실루엣으로 표현해 특유의 고요한 느낌을 살린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출을 태양과 주변 구름에 맞춰야 한다. 이렇듯 어두운 아침에는 삼각대와 릴리즈를 꼭 지참하는 것이 좋다.
#4. 황금분할과 눈꽃, 덕유산
눈이 많이 내린 다음날, 코발트빛 하늘과 하얀 눈꽃을 만날 수 있는 덕유산 해발 1,500m의 높은 지역에서는 더 맑고 푸른 하늘이 펼쳐진다. 높고 파란 하늘색을 강조하기 위해 CPL필터를 장착한 후 화면이 가장 어두워질 때까지 천천히 돌린다. 이때, CPL필터는 반사되는 잡광선을 제거해 진한 색감을 만들어낸다. 또, 설경의 노출은 화면 전체가 눈으로 구성될 때 +1스톱 보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설경이 일부만 차지한다면 노출 보정을 하지 않는다. 좌측 1/3지점에는 나무를, 하단 1/3 지점에는 팔각정을 배치해 황금분할 구도를 만들고, 나무에 붙은 얼음 조각들이 바람에 날릴 때를 기다려 촬영하면 정적인 이미지에 생동감을 표현할 수 있다.
#5. 눈의 느낌을 닮은 인물사진, 설천봉 정상
인물사진을 찍을 때 광각렌즈를 사용하면 얼굴이 볼록해지거나 다리가 짧아 보이는 등 우스꽝스런 결과물이 나와 대부분 사진 찍히길 기피하지만, 잘만 사용하다면 상당히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광각렌즈를 쓰면 주변부 빛의 양이 적어져 어둡게 되는데 덕분에 푸른 하늘은 더욱 진하게 나타난다. 여기에 CPL필터를 함께 사용해 아이들을 찍으면 귀엽고 깨끗한 이미지가 연출된다. 카메라에 CPL필터를 장착한 뒤, 하늘이 가장 푸른 지점에 렌즈를 대고 아이들이 손을 뻗으면 닿을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을 하면 광각렌즈의 장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
※ 자료 제공 : 박동철 사진작가(tco111@naver.com)/ 도서출판 넥서스 북스 ‘여행이 즐거워지는 사진찍기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