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에 은빛 물결 일렁이는 억새와 갈대 명소 탐방~
   
단풍과 함께 가을에 연상되는 풍경은 억새와 갈대다. 온 산야를 붉고 노랗게 물들이는 것이 단풍이라면, 억새와 갈대는 산과 강가를 은빛 물결로 뒤덮어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게 한다. 보통 억새는 산과 들에서 자생하고, 습지나 호수처럼 물가 주변에 서식하는 것을 갈대로 구분하지만 두 식물 모두 가을의 청명한 바람에 그 존재감이 더욱 부각된다. 그래서 가을 출사를 떠나는 사진애호가들에게 억새나 갈대는 계절을 대표할 만한 촬영 거리다. 최근 억새나 갈대가 장관을 이루는 전국 유명 관광지에선 관련 축제가 한창이다. 사진애호가들이 찾아가 볼만한 억새 및 갈대 명소를 소개한다. - 편집자 주 - 

■ 억새 명소
국내에서 유명한 억새밭은 포천 명성산, 정선 민둥산, 울산 신불산, 홍성 오서산, 장흥 천관산, 영남 알프스 신불평원, 밀양 사자평원, 양선 천성산, 대구 비슬산 등이다. 이 지역에 말고도 도심에서도 억새를 볼 수 있는데,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 양천구와 영등포구, 구로 안양천, 울산 태화강 등지가 대표 명소다. 


정선 민둥산
나무가 없는 산 정상에 능선을 따라 억새밭이 펼쳐져 있어 매년 억새를 구경하려는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억새 대표 명소다. 해발 1,117m인 민둥산에 유독 억새가 많은 이유는 산나물의 번식을 위해 매년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매년 이곳에선 억새꽃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10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한 달간 개최될 예정이다. 가을바람 산들거리면 하얀 꽃 넘실거리고 빛 받아 은빛 물결로 변해 둥실 둥실 춤을 추는 억새로 뒤덮인 광활한 대지가 20만 평에 달한다. 
 
포천 명성산
억새로 인해 가을철 등산지로 유명한 명성산은 능선 넘어 까지 억새가 가득하다. 명성산은 궁예가 왕건에게 쫓겨 피신해 망국의 슬픔을 달랬다고 하여 울음산으로도 불린다. 암릉과 암벽으로 이뤄져 있으며 남쪽에 위치한 삼각봉 동편 분지에 억새꽃이 만발한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능선부에 위치한 억새 군락에서는 올해 제14회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개최된 바 있다.
 
영남 알프스 신불평원
밀양군과 울산시 일대의 영남 알프스는 신불사를 중심으로 간월산, 재약산 등으로 넓게 펼쳐진 곳이다. 이 중 가장 유명한 신불평원은 해발 1,209m로, 광활한 억새 평원이 펼쳐진다. 울산 12경 중 하나인 이곳은 밀양 사자평과 함께 영남을 대표하는 억새 군락지다. 60만 평에 드넓은 신불평원은 국내에서 넓은 억새단지로, 바람이 센 편이라 바람에 나부끼는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장흥 천관산
전라도 장흥에 자리한 천관산은 다도해와 억새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바다와 산이 맞닿아 있다. 기암괴석 사이에서 피어난 억새꽃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천관산 정상인 연대봉에서 구정봉까지 능선을 따라 피어난 억새가 바닷바람에 너울거리면 그 풍광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한다. 

서울 하늘공원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하늘공원은 서울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억새밭이다. 늦은 밤까지 개방해 이른 아침의 억새 풍경이나 어스름한 저녁에 석양을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접근성이 좋은 서울과 경기도 권역의 사진애호가들이 가을에 가장 많이 찾는 억새 군락지다. 10월24일까지 열린 서울억새축제에서는 국악콘서트, 재즈, 아카펠라 공연 등이 펼쳐졌다. 특히, 억새축제기간에는 야간조명이 매일 색다르게 연출되어 이색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울산 신불산
신불산과 간월산이 만나는 능선 따라 형성된 고갯마루, 간월재의 구불거리는 지역이 가을이 되면 억새로 뒤덮인다. 신불산 억새평원으로도 불리는 간월재는 바람이 많이 부는 곳으로 억새군락이 춤을 추는 듯 흩날린다. 특히, 아침 햇살 받아 반짝이는 억새의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제주 오름
가을철 제주도의 대표 페스티벌인 억새축제가 17회를 끝으로 폐지되었지만, 제주의 억새 모습은 여전히 환상적이다. 제주의 억새는 대부분 오름에 위치해 있는데, 그 중 산굼부리 오름, 따라비 오름이 유명하다. 봉긋하게 솟아 있는 오름에 따라 한들거리는 억새의 모습은 은빛으로 물든다. 오름 군락과 함께 성산읍에 위치한 급백조로를 따라 피어난 억새 역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다.

■ 갈대 군락지
왠만한 성인의 키를 훌쩍 뛰어 넘는 갈대는 물이 있는 습지나 호수, 만(灣)주변에 서식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특히, 서천 신성리, 순천만, 해남 고천암호, 경기도 시화호, 부산 을숙도 등이 갈대 군락지로 유명하다. 서천군과 군산시가 만나는 금강 하구의 서천 신성리 갈대밭(www.seocheon.go.kr)은 폭 200m, 길이 1㎞ 이상으로, 면적이 20만㎡에 달한다. 영화 ‘JSA공동경비구역’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또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갈대7선’에도 선정된 바 있다.
국내에서 갈대밭으로 가장 유명한 순천만(www.suncheonbay.go.kr)은 매년 갈대 축제가 열려 수많은 인파가 찾는 곳이다. 올해는 10월24일까지 주말마다 갈대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순천의 교량동, 대대동, 중흥리, 선학리에 걸쳐 있는 갈대밭은 약 30만 평의 대지로, 대대동의 대대포구가 가장 유명하며 갈대뿐만 아니라 갯벌과 바다, 포구 등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해남의 고천암호(http://tour.haenam.go.kr)의 갈대밭은 철새와 갈대를 함께 촬영할 수 있어 사진애호가들이 선호한다. 고천암호 14㎞를 따라 펼쳐진 갈대가 해질녘 풍경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 인공습지 경기도 시화호 갈대습지공원(http://sihwa.kwater.or.kr)은 시화호에 유입된 반월천과 동화천, 삼화천의 수질개선을 위해 갈대 등의 수생식물을 이용한 하수종말처리장이다. 부산 을숙도에 위치한 갈대밭은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으로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강물에 쓸려 내려온 토사 위에 갈대숲이 형성된 낙동강 하구에선 오는 10월29일과 30일 양일간 ‘2010 강서낙동강 갈대꽃 축제’가 열린다. 

취재 / 이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