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의 유명 억새 군락지와 10월에 진행될 억새 관련 축제 일정 -

불어오는 바람이 선선하고 청명한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은 야외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형형색색의 옷을 갈아입는 산도, 금빛 물결 일렁이는 들판도,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한 하늘도, 그 어디를 바라봐도 아름다운 절경이 가득하니 말이다. 특히, 가냘픈 바람에도 일렁이는 억새의 춤사위는 가을에만 볼 수 있는 즐거움 중에 하나로, 전국의 유명 억새 군락지에서 가을의 절정을 만끽할 수 있다. 또 매년 가을마다 전국에 걸쳐 억새 관련 축제도 어김없이 열리고 있으니 올 가을엔 억새 숲을 배경으로 가을의 추억을 사진에 담아보자. - 편집자 주 -


10월 한 달 간 전국에 걸쳐 다양한 억새 축제 열려
억새의 계절, 가을을 맞아 전국적으로 억새 축제가 한창이다. 올해는 울산 영남알프스 억새 축제(10/1~2)를 시작으로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10/14~16), 천관산 억새제(10/9)가 열린다.
2011 울산 영남알프스 억새 축제는 신불산에서 영취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형성된 억새 군락지에서 열린다. 특히, 신불산과 간월산이 만나 생긴 간월재는 사진애호가 사이에서 운해가 멋지기로 소문난 곳이다. 가을철에는 이른 아침부터 한 폭의 그림 같은 운해를 촬영하러 모인 사진애호가들로 붐빈다.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는 매년 10월 둘째 주에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명성산과 산정호수 일대에서 진행된다. 억새가 산발적으로 자라는 산정호수보다는 명성산 중턱에 자리한 약 20만㎡(6만 평) 규모의 억새밭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축제 현장에서는 행사 기간 중 작성한 편지를 1년 후에 받아보는 이색적인 편지 이벤트가 펼쳐진다.
제18회 천관산 억새제는 천관산 정상인 연대봉을 시작으로 환희대까지 이어진 억새 능선이 무대다. 대부분 억새는 산에 군락을 이루고 있어 등산은 필수다. 천관산의 등반 코스는 장천재, 자연휴양림, 천관산, 탑산사로 나뉘는데, 각 코스는 약 1~2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장흥 소제의 천관산은 남해의 수많은 섬들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절경을 자랑하는데, 사자바위와 부처바위, 관음봉, 선재봉 등 웅장한 기암괴석들도 또 다른 볼거리다.

사진애호가들에게 잘 알려진 전국 유명 억새 군락지
서울의 대표적인 억새 군락지는 상암동에 위치한 하늘공원이다. 인공으로 조성된 공원 정상에는 도심의 억새 군락지 치고는 드넓게 펼쳐진 억새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하늘공원에서도 매년 억새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10월14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특히, 하늘공원은 축제 기간 중 저녁마다 형형색색의 조명을 밝혀 한 낮의 억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처럼 다른 억새 군락지에서 보기 힘든 조명 연출 덕분에 사진애호가들이 선호하는 곳 중에 하나다. 이밖에도 가을에 하늘공원에 오르면 코스모스 꽃도 원 없이 볼 수 있다.
한강변에도 그럴듯한 억새밭이 조성되어 있다. 올림픽대로 구리방면 끝자락에 있는 암사생태공원에선 물억새와 더불어 갈대도 볼 수 있다. 한강에 있는 유일한 억새 군락지로 해질녘에 멋진 장관을 이룬다. 이밖에도 목동을 지나는 안양천 주변과 분당을 가로지르는 탄천에서도 억새를 즐길 수 있다.
또 지방의 억새 군락지로는 경북 문경과 충북 영풍의 경계에 있는 황학산을 비롯해 경남 함양과 전북 장수에 위치한 깃대봉 그리고, 밀양 사자평원, 대구 비슬산, 보성 제암산 등이 유명하다. 특히, 밀양의 사자평원은 국내의 대표적인 억새 평원으로 그 규모만 약 17만㎡(5만평)에 이른다. 재약산 8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사자평원의 억새는 비스듬하게 경사를 이루고 있어 사진 구도를 잡기에도 좋다. 사자봉과 수미봉 주변에 넓게 펼쳐진 억새를 둘러보기 위해선 6시간가량 소요된다.
지난 2009년, 억새를 태우는 행사 도중 산불이 난 화왕산 역시 여전히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억새는 산 정상에 넓게 펼쳐져 있다. 서해안에 있는 오서산자연휴양림도 억새 군락지로 유명하다. 충남의 3대 명산인 오서산 정상에 오르면 억새와 더불어 광활하게 펼쳐진 서해를 볼 수 있다.

억새촬영팁

● 촬영의도에 맞는 적절한 시간대 선택 중요
투명하리만큼 은빛 물결을 이루는 억새는 어떻게 촬영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에 차이가 난다. 우선, 전경을 배경으로 억새 군락 전체를 촬영할 것인지, 일부 포인트만 설정해 세부 묘사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또 억새는 태양의 고도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므로 촬영의도에 맞는 적절한 시간대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 가을 하늘을 두드러지게 표현하려면 PL(편광) 필터 사용
본격적인 촬영 전에 전체 전경을 담아보자. 군락을 이룬 억새의 모습과 억새 축제를 즐기기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객이나 높고 푸른 하늘 등 가을 한철에만 담을 수 있는 전경 말이다. 전체를 촬영해 억새의 규모를 짐작케 하는 것은 억새 촬영의 기본이다. 군락지를 표현할 때는 산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표현해도 좋은 구도가 된다. 또 한 낮에는 높고 파란 하늘이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은빛 억새를 촬영하면 가을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수 있다. 이때, 가을 하늘을 더욱 두드러지게 표현하기 위해선 PL(편광)필터를 사용하면 좋다.

● 억새 촬영시엔 역광을 이용해 보자!
억새를 촬영할 때는 주로 역광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역광에 비춰진 억새는 더욱 반짝이는 은빛을 발광한다. 역광 촬영은 시간에 따라 색감이 달라진다. 따라서 한 낮과 저녁의 역광은 느낌이 다르다. 역광사진은 억새풀의 디테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배경을 어둡게 처리한다. 하늘 풍경에 따라서도 억새 느낌은 달라진다.

● 배경으로 보케를 활용해 보자!
억새 배경으로 보케를 활용해보자. 조리개의 초점이 맞지 않을 때 빛 방울이 생기는데 이것이 보케다. 또 광원과 거리가 가까울수록 이미지는 몽환적이다. 바람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작은 바람에도 일렁이는 억새는 사물의 동감을 표현하는데 더 없이 좋다.

취재 / 이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