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여행과 사진 촬영을 동시에 즐길 만한 곳 소개 -
대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 K씨, 탁상용 달력에 9월29일부터 10월7일까지 빨간 펜으로 ‘휴무’라고 표시를 해두었다. 일명 직장인들에게 가을 휴가라고 불리는 추석 연휴가 코 앞에 다가왔다. 비록 이번 추석은 주말이 끼어 있어 자칫 짧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공휴일인 개천절을 잘 활용하면 직장인들에게 여름 휴가 이상의 달콤한 휴식을 제공할 전망이다. 실제로, 여름 못지않게 추석 연휴를 겨냥한 해외여행의 예약률이 연초부터 높은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경우에 따라 최장 9일의 황금연휴가 보장되는 올 추석은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로 사진 여행을 떠나기에 최적기다. 여름 휴가가 무더위에 지친 여행객들에게 잠시 삶의 활력이 되었다면, 추석 연휴에 떠나는 여행은 삶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올 추석 연휴를 이용해 사진애호가들이 부담없이 다녀올 만한 해외 여행지를 소개한다. - 편집자 주 -

▲ Ⓒ 교토 청수사 / 일본정부관광국(JNTO)

▲ Ⓒ 족자카르타 / 인도네시아 관광청

단풍이 아름다운 ‘일본 교토’
고대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는 다양한 문화재가 산재해 있고, 가을이면 단풍이 붉게 물들어 일본 내에서도 유명한 관광 도시로 손꼽힌다. 한국에서 교토를 가기 위해서는 간사이국제공항을 거쳐 야 한다. 공항에서 교토에 가려면 JR 하루카 특급열차나 리무진, 택시를 타야 하는데, JR WEST 레일패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교토의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동북사, 금각사, 은각사, 청수사, 기온, 아라시야마가 있다. 교토역 근방의 도후쿠지(동북사)는 츠텐교에서 내려다보는 단풍이 절경이다. 금박을 입힌 3층 누각에서 유래한 금각사는 그 이름처럼 사찰 전체가 황금빛을 띠고 있다.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의 장편소설 <금각사>의 소재로 등장해 일본 내에서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금각사와 거의 비슷하게 지어진 은각사는 냐쿠오우 신사까지 이어지는 오솔길인 ‘철학의 길’로 유명하다. 철학의 길은 봄에는 벚꽃으로, 가을에는 단풍이 절경을 이루는데 특히, 봄철 벚꽃의 미경을 담으려는 국내 사진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곳 중에 하나다. 또 인근의 에이칸도와 호넨인 역시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이 가운데, 에이칸도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가을 단풍은 에이칸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단풍 명소다. 청수사(기요미즈데라) 역시 가을 단풍이 유명하다.
한편, 일본을 상징하는 게이샤는 교토에서 사진가들이 가장 담고 싶은 것 중에 하나다. 일본의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기온은 실제 게이샤들이 머무는 장소로, 기온의 대표 거리인 하나미코지에선 종종 걸음을 치는 게이샤를 만날 수 있다.
교토에서 가장 매력적인 지역으로 손꼽히는 아라시야마도 봄의 벚꽃과 가을 단풍이 아름답다. 또 아라시야마는 세계문화유산 텐류지, 여러 사찰과 신사로 유명한 관광지다.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 등장하는 치쿠린(대나무숲)도 아라시야마에서 볼 수 있다. 같은 영화에 소개된 후시미 이나리 신사도 대표적인 촬영지다. 흔히 신사 입구에는 일본의 전통 문인 도리이가 세워져 있는데, 후시미 이나리 신사에는 수천 개의 붉은 도리이가 있어 장관을 이룬다.

때 묻지 않는 사람들의 도시 ‘미얀마’
동남아시아 반도 중 가장 큰 나라인 미얀마(버마)는 3월부터 10월까지 우기다. 국토 대부분이 산악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어 지역에 따라 온도 차가 큰데, 북쪽과 북동지역은 다소 서늘한 편이다. 국민의 80% 이상이 불교신자이므로, 여행 중에는 승려와 접촉하거나 타 종교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 미얀마 관광비자는 연장없이 최대 28일간 유효하므로 주요 관광지만 둘러보는 것이 좋다.
오랜 시간 외부 세계와 단절됐던 미얀마는 아직 여행자의 때가 묻지 않아서 많은 사진가들을 유혹한다. 이러한 미얀마의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양곤, 바간, 만델레이 등이 있다. 2005년까지 미얀마 수도였던 양곤은 미얀마의 최대 상업도시다. 특히, 미얀마의 불교유적지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한 쉐다곤 파고다가 이곳 양곤에 위치해 있다. ‘금으로 만들어진 다곤의 불탑사원’이라는 뜻을 지닌 쉐다곤 파고다는 높이 99m에 이르는 불탑으로, 파고다 상단부터 하단까지 금박으로 입혀져 있다. 바간은 2천3백여 개의 탑과 사원이 있는 미얀마 최대의 관광지다. 조형미가 뛰어난 아난다 사원부터 이라이와디 강변을 볼 수 있는 부파야 파고다 등 바간에선 어디서나 탑과 사원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미얀마 만델레이에는 2백 년 전에 세워진 세계 최장의 목교 ‘우빼인 다리’가 있다. 우빼인 다리에서 바라보는 일몰의 모습은 매우 아름다워서 그 실루엣을 담으려는 사진애호가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미얀마 관광객들은 양곤, 바간, 만델레이, 인레 호수로 이어지는 관광 경로를 선호한다. 만약 7일 간의 여유가 있다면 양곤에서 출발해 만델레이, 버간, 양곤으로 끝나는 코스나 양곤, 만델레이, 껄로, 바간, 양곤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이용해도 좋다. 단, 미얀마는 정해진 비행기로만 들어갈수 있어 태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한다.

활화산이 살아 숨 쉬는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남부에 위치한 족자카르타(Jogjakarta)는 연평균 기온이 23~30도인 열대성 기후로, 매년 9월은 건기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고대 도시인 족자카르타는 보로부두르 사원, 프람바난 사원, 브로모 화산 등 그 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다. 족자카르타의 대표적인 문화 유물인 보로부두르 사원은 앙코르와트, 파간과 함께 세계 3대 불교 유적지로 유명한데, 지난 199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언덕 위의 승방’이란 뜻의 이 사원은 약 1백만 개의 돌을 쌓아 만든 9층 규모의 석조건물이다. 힌두 사원인 프람바난 사원은 약 2백40개의 크고 작은 사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야간에는 조명이 켜져 야경 사진을 찍기에 좋은 곳이다.
한편, 족자카르타의 가장 큰 볼거리는 활화산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브로모 화산은 경이롭기 그지없다. 날씨가 좋을 때는 분화구까지 걸어 갈 수도 있다. 화산재가 날려 호흡하기 힘들므로 황사 마스크는 필수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절경인 ‘중국 계림’
‘계림의 산수가 천하제일’이라는 말처럼 중국 계림(꾸이린)은 세계적인 관광지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약 3시간30분 거리에 있는 계림은 아시아나항공 또는 중국 동방항공의 직항로가 개설되어 있다.
카르스트 지형과 이강이 조화를 이루는 계림은 중국 10대 관광지 중 하나로, 계림에서 양삭까지 83㎞에 이르는 이강은 절경 중에 절경으로 손꼽힌다. 선상유람선을 이용하거나 민간인이 운영하는 배를 타고 돌아 볼 수 있다.
계림에서 98㎞ 떨어져 있는 팔각채는 8면으로 이뤄진 봉우리를 일컫는데, 구름에 드리워져 있으면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신선 세계’라 불리기도 한다.
계림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양숴는 방콕의 카오산 로드와 유사한데, 여행자를 위한 숙소와 편의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계림의 산수는 천하제일이고, 양숴는 계림에서 최고다’란 말이 있을 정도로 양숴의 주변 경관은 아름답다.
이밖에 용척제전은 계단식 농사를 짓는 곳으로, 사진애호가들의 단골 촬영지다.

사진애호가들이 동경하는 ‘인도’
인도는 사진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 쯤 가보고 싶어 하는 나라다. 한국에서 직항로도 개설되어 있어 10일 정도의 여유가 있다면 골든트라이앵글이라 불리는 북인도의 델리, 아그라, 자이푸르를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인도의 수도, 델리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공존한다. 인도 여행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이 도시에는 여행자거리인 빠하르간지부터 붉은 성, 인디아게이트, 대통령궁 등 볼거리가 많다.
낙타 사파리를 할 수 있는 자이살메르는 웅장한 사암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도시로 그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낙타 사파리는 낙타를 타고 한국에서 볼 수 없는 끝없는 사막을 횡단하는 1박2일 코스가 대표적이다. 사막에서 텐트를 치고 낙타몰이꾼과 함께 1박을 하며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자이살메르에서 야간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자이뿌르는 도시 전체가 핑크색으로 칠해져 있어 ‘핑크시티’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이곳에선 하와마할을 비롯해 잔타르만타르, 암베르포트 등을 볼 수 있다.
인도 북부의 아그라는 이슬람 건축의 대표작인 타지마할로 유명하다. 타지마할은 내부 촬영을 허용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촬영자는 타지마할의 웅장함을 한 눈에 보기위해 야무나강 건너편에서 주로 촬영해야 한다.

취재 / 이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