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제 보고 출사 여행도 할 수 있는 一石二鳥 가을 축제 현장을 찾아서 -

한 낮의 무더위가 사그라들고 먼 발치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사진애호가들의 움직임이 바빠진다. 야외 활동하기에 더 없이 좋은 가을엔 눈에 보이는 모든 풍경이 어느 하나 소홀히 넘기기 아쉬울 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황금 빛 들녘, 높디 높은 청명한 가을 하늘, 온 산야를 붉게 물들이는 단풍, 가을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풀… 이 모든 것이 가을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가을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하지만 가을에는 유난히 전국 각지에서 다채로운 축제가 열린다. 특히, 사진애호가들이 매년 손꼽아 기다리는 불꽃 축제도 이 가을날 서울과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가을 풍경을 카메라 프레임에 담아보고 싶은 사진애호가라면 가을이 완연한 10월에 열리는 축제 현장을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편집자 주 -

서울과 부산에서 열리는 불꽃축제

▲ 부산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촬영한 불꽃사진(사진 참고 : 부산세계불꽃축제 홈페이지)

사진애호가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올해는 오는 10월6일,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다. 또 오는 10월27일엔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8번째 ‘부산불꽃축제(www.bff.or. kr)’가 펼쳐진다. 매년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한 차례씩 열리는 불꽃축제는 사진애호가들도 평소에 접하기 힘든 이색 촬영거리로, 참관객 수로 볼 때 국내 최대 규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2012서울세계불꽃축제는 10월6일(금) 오후 7시30분부터 두 시간동안 원효대교와 한강철교 사이에서 불꽃의 향연을 펼친다. 올해도 한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중국, 미국 등에서 온 전문가들이 참가해 화려한 불꽃쇼를 보여줄 전망이다. 불꽃쇼는 한강변을 따라 진행되므로 촬영 위치에 따라 불꽃 모양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프레임에 단순히 불꽃만 포착할 것이 아니라 63시티나 원효대교 등 주변의 건물과 함께 촬영하면 훨씬 매력적인 불꽃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불꽃사진을 촬영하기 좋은 소위 촬영 명당은 여의도 63시티 강 건너 서부이촌동 일대나 한강공원 및 마포대교 위다. 이곳은 사진동호회나 인터넷을 통해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곳이라 불꽃쇼를 제대로 찍으려면 일찍부터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남들과 다른 뷰 포인트를 원한다면 불꽃이 터지는 위치를 잘 살펴 자신만의 촬영존을 사전에 선별해야 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곳이 노들섬 또는 한강대교와 동작대교 사이다. 이밖에 불꽃축제 말고도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을 촬영하기 좋은 곳으로 원효대교, 한강대교 북단, 마포역 등이 사진애호가들 사이에서 부각되고 있다.
부산세계불꽃축제는 오는 10월27일 오후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바다 위를 불꽃으로 수 놓는다. 주요 촬영 장소는 광안대교가 정면으로 보이는 광안해수욕장인데, 불꽃축제 기간 중에는 워낙 많은 인파가 붐비는 곳이라 촬영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또 장산 정상을 비롯해 성불사, 약수암 등도 굳이 불꽃이 아니더라도 부산의 야경을 찍기에 좋은 곳이다. 금련산, 황령산도 정면에서 불꽃을 포착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불꽃사진 촬영 팁
• 한 밤에 불꽃을 흔들림 없이 찍으려면 기본적으로 삼각대가 필요하다. 보통 야경사진은 셔터를 누르고 있는 시간만큼 빛이 기록되는 벌브(B)모드로 촬영되기 때문이다. 또 릴리즈도 있으면 좋다. 아무래도 셔터를 직접 누를 경우 미세한 움직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카메라의 흔들림을 완벽히 차단하기 위해서는 릴리즈를 이용해 촬영한다. 이밖에 검정 보드를 이용해 빛을 완벽히 차단하면 원하는 불꽃을 더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다.
• 야경사진의 노출은 조리개값 8~11 정도가 적당하다. 앞서 언급한 검정 보드를 이용해 다중 노출 촬영을 해도 좋다. 이때 적정노출을 계산해 분할 촬영해야 하므로 자신이 원하는 노출의 정도를 미리 파악해 두어야 한다. 불꽃은 짧은 순간에 터지고 사라지므로 촬영 중에 노출을 바꾸기는 어렵다. 가장 선명한 불꽃을 촬영하려면 제일 처음 올라 온 불꽃을 공략해야 한다. 보통 앞서 터진 불꽃이 사그라지면서 연기를 남기기 때문이다.
• 불꽃사진을 성공적으로 찍으려면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촬영 장소 선정은 두 말할 것도 없고, 기존에 타인이 찍은 사진의 정보를 파악해서 색다른 사진을 연출할 수도 있다. 또 불꽃의 최대 높이를 미리 파악하면 구도를 잡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가을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축제

▲ 서울 하늘공원의 억새군락

억새는 가을의 대표적인 촬영 소재 중 하나다. 억새는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절정을 이룬다. 따라서 전국의 억새 군락지에선 가을이 되면 억새 관련 축제를 열어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억새 군락은 초원이나 능선, 구릉지대 등에 조성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대표적인 억새 축제로는 천관산 억새제(10/7), 울산영남알프스 억새축제(10/6~10/7), 민둥산 억새꽃축제(~10/21) 등이 있다. 도심에선 서울 하늘공원,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중랑천 등에서 억새를 만날 수 있다.
역광을 받아 은빛 물결을 이루는 억새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그 모습을 부각시켜 촬영하는 것이 좋다. 억새는 보통 군락을 이루고 자생하므로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순간을 포착하면 억새의 매력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간혹 억새를 배경으로 인물사진을 찍을 때는 망원렌즈로 뒤 배경을 아웃포커싱해 인물을 부각시킬 수 있다. 특히, 바람의 강도나 빛의 방향에 따라 억새가 다른 색감을 연출하므로, 가능하면 다양한 셔터 속도와 노출을 이용해 억새의 오색찬란한 모습을 담아내도 좋다.

가을 풍경의 백미, 단풍축제

▲ 경주 불국사 기와에 흩날려 있는 단풍

기상청은 단풍으로 유명한 전국 18개 산의 단풍 일정을 홈페이지(www.kma.go.kr)에서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설악산이 전국에서 가장 이른 10월2일 경에 단풍이 들기 시작해 중부지방은 10월4일부터 17일, 남부지방은 10월10일에서 28일 경에 단풍으로 물들 것으로 예상된다. 산의 80% 이상이 단풍으로 물드는 절정 시기는 올해도 예년과 비슷할 전망이다. 그 시기는 설악산이 10월17일, 오대산 10월18일, 북한산 10월24일, 속리산 10월26일, 지리산 10월18일, 무등산 11월2일이 될 예정이다.
단풍은 가을 풍경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일부 사진애호가 중에는 그해 가을 단풍만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또 전국에 걸쳐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에는 단풍 관련 축제가 한창이다. 속리산단풍가요제(10/20), 금수산감골단풍축제(10/21), 은행마을단풍축제(10/20~21), 정읍사문화제(10/26~28) 등이 국내 대표적인 단풍 관련 축제다.
사진애호가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단풍 촬영지는 홍천 은행나무숲, 인제 자작나무단지, 아침고요수목원, 월정사길, 몰운대, 부석사, 주산지, 경북 산림환경연구원, 경주 불국사, 담양 메타세콰이어, 전남 산림자원연구소 등이 있다. 홍천 은행나무숲은 사유지로, 지난 2010년 처음 개방되어 가을이 되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은행나무의 절정을 조용히 느껴보고 싶다면 주말보다 평일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주산지에선 물 안개와 단풍을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이 두 피사체를 함께 담아내면 더 없이 아름다운 단풍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경주에는 특히 단풍으로 유명한 곳이 많다. 불국사의 붉은 단풍을 시작으로, 보문정 그리고 경북 산림환경연구원이 아름다운 단풍의 절경을 선사한다.

단풍사진 촬영 팁
• 단풍을 촬영하기에 앞서 기상청 사이트에서 반드시 날씨를 체크하자. 특히, 단풍 촬영은 산에서 주로 진행되므로 낮과 밤의 온도차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 단풍 촬영 시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이 빛이다. 사광, 순광, 역광 등 빛의 방향에 따라 단풍의 색감이 달라진다. 사광은 단풍의 입체감을 더해주고, 역광은 극적인 효과를 주며, 순광은 단풍의 질감을 살려준다. 특히,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붉은 단풍의 모습은 더 없이 아름답다. 역광 촬영 시에는 스팟 측광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붉은 색과 대조를 이루는 사물과 함께 촬영하거나 물에 비친 반영도 단풍 사진을 더욱 멋있게 만드는 요소다.

취재 / 이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