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명한 가을 날, 자전거와 사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국내 주요 자전거 일주 코스 -
페달을 밟아 구동하는 자전거가 건강과 체력 증진을 위한 레포츠 활동이나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4대강 주변에 조성된 자전거 종주 도로나 도심에 설치된 전용도로 덕분에 자전거 하나면 못 갈 곳도 없다. 따라서 늘 좋은 풍경을 동경하는 사진애호가라면 한 번쯤 건강도 챙기고, 자연 보호에도 일조할 수 있는 자전거를 이동수단으로 이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청명한 가을 날, 자전거에 몸을 실고 낭만적인 사진여행을 떠나보자. - 편집자 주 -

야경 촬영하기에 좋은 한강 자전거 길
그 어느 곳보다 서울에는 자전거 도로가 잘 갖춰져 있다. 한강을 따라 전용 도로가 조성되어 있어 자전거 타기에 더 없이 좋다. 특히, 한강에는 아침·저녁으로 일출이나 일몰, 야경을 촬영하기 좋은 곳이 많다. 동작대교나 용종정근린공원에서 63빌딩을 바라보며 찍는 일몰 사진이나 반포대교나 양화대교, 마포대교 등지에서 찍는 야경사진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 모든 촬영지는 자전거 전용 도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서울시(www.seoul.go.kr)가 제공하는 한강 자전거여행지도를 참고해 자전거를 타고 출사 여행을 떠나보자.

‧ 사진 제공 : 강종식

평지가 많아 자전거 타기 좋은 경주
경주는 도시 자체가 유적지다. 특히, 경주는 평지로 이루어져 초보자도 자전거를 타기에 더 없이 좋다. 자전거 코스에 따라 안압지, 분황사, 황룡사지, 반월성, 황복사지삼층석탑, 심문왕릉, 선덕여왕릉, 무열왕릉, 황교, 최씨고택, 삼불사, 월정교, 포석정 등 다양한 거리를 만날 수 있다. 이른 새벽에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면, 삼릉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경주 남산 자락의 삼릉에는 소나무가 많은데, 구불거리며 자란 희귀한 모양의 소나무를 주변 배경과 함께 멋스럽게 담아낼 수 있다. 특히, 이른 아침에 안개 사이로 보이는 소나무가 장관을 이룬다. 통일전 가는 길에 있는 산림환경연구원도 사진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촬영장으로 유명한 이곳은 인물사진을 찍기에 더 없이 좋다. 또 계절마다 자라는 싱그러운 초목이나 아름다운 단풍이 절경이다.
한편, 야경 사진을 찍기에는 안압지가 제격이다. 신라시대의 인공 연못인 안압지는 해가 떨어지면 조명이 밝혀지고, 이 빛이 연못에 반사되어 멋진 사진이 된다.


운해가 일품인 충주호의 호반길
충주호 호반길은 완주까지 대략 8시간 소요된다. 경관 좋기로 유명한 충주호는 포장길과 비포장길이 섞여있다. 바위산인 월악산, 금수산을 볼 수 있으며, 지나다니는 차도 없어 자전거 타기에 더 없이 좋다. 충주호는 물안개나 운해, 일출을 촬영하기에 좋은 곳이다. 새벽에 일찍 움직이면 이 모든 풍경을 포착할 수 있다.

‧ 사진 참고 : 충주시(이세현 作)

산과 바다가 만나는 곳, 강화 해안 자전거도로
서울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의 강화도는 고대 유물이나 역사적 문화유산이 곳곳에 산재해 있을 뿐 아니라 산과 바다가 조화를 이룬 자연 경관 또한 아름다워서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늘 붐빈다. 고인돌, 마니산, 돈대, 향교 등이 강화도의 대표적인 관광 아이템이다. 특히, 강화도는 도보 여행족을 위한 나들길과 해안가의 자전거 도로 덕분에 여행과 사진을 동시에 즐기려는 사진애호가들에게 인기다. 현재 강화도에는 강화읍 대산리를 시작으로 총 19개의 자전거 코스가 있다. 강화대교의 강화 갑곶돈대나 초지대교를 출발해 원하는 방향으로 일주를 해도 좋다. 강화도에선 강화읍 강화대로, 갑곳리, 해안남로, 삼사면 등 5곳에서 자전거를 대여한다. 강화도 장화리는 노을을 촬영하기에 좋다. 노을에 물든 바다와 함께 다양한 부조물을 촬영하면 더 근사하다. 장화리 낙조마을은 전국에서 손에 꼽히는 낙조 촬영지다. 동검리 역시 많은 촬영자들이 즐겨 찾는다.

‧ 사진 참고: 인천시

자전거 하나로 섬을 일주할 수 있는 제주도
제주도는 대부분의 자전거 라이더가 꿈꾸는 여행지다. 해안가를 끼고 도는 자전거 도로는 약 240㎞에 이른다. 제주공항에서 시계 반대방향인 서쪽으로 돌아야만 해변가를 바라볼 수 있다. 제주도에선 해안도로와 일주도로를 번갈아가며 자전거를 타야 한다. 이때 처음 만나는 곳이 용두암과 용담포구다. 용두암은 일출장소로 적격이다. 날씨가 변화 무쌍한 제주의 날씨 탓에 일출을 쉽게 볼 수 없으니 삼각대를 이용해 주변의 파도를 담아도 좋다. 용두암을 지나면 애월읍, 곽지해수욕장, 협재해수욕장 등을 만날 수 있는데, 아름다운 초록 바다는 매우 이국적이다. 서쪽 해안도로에선 풍력발전소에 설치된 거대한 풍차를 볼 수 있다. 풍차가 만들어내는 바람의 흐름을 사진에 담아도 좋을 것이다. 중문과 서귀포에 도착하면 천지연폭포, 정방 폭포 등을 만날 수 있다. 만약, 비가 70~100㎜ 이상 내리는 날씨라면 엉또폭포를 찾아가보자. 월드컵경기장에서 출발하는 올레길 7-1 코스에 있는 엉또폭포는 비가 오는 날에만 물이 흐른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가지만 폭포의 참 모습을 쉽게 볼 수 없다. 서귀포를 지나면 성산일출봉과 우도에 다다른다. 일출이 유명한 성산일출봉에선 정상에 오르기보다 광치기해변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좋다. 월정, 김녕, 함덕의 바다는 물빛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자전거 여행 전에 읽어두면 좋은 책 & 사이트

자전거 여행에 앞서 코스가 자세히 설명된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이 좋다.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자전거 여행’(김병훈 저, 터치아트), ‘두 바퀴로 떠나는 전국 일주 자전거길’(박강섭·양영훈 공저, 행복에너지) 등이 대표적인 자전거 여행 서적이다. 자전거 주제의 온라인 카페로는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http://cafe.naver.com/biketravelers), ‘아마추어 자전거 여행 동호회’(http://cafe.daum.net/dongali)가 있다. 온라인 카페에선 실제 전국 일주나 세계 일주를 다녀 온 사람들의 생생한 체험기를 접할 수 있다.

취재/ 이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