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교육학회는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와 소통에 가치를 둔 사진 콘텐츠를 개발하고, 초중고교의 사진 교육을 확대하는데 앞장 설 것입니다”

- 정기 학술대회, 사진 분야 교육과정 개발 사업, 예술 강사 역량 강화 워크숍 개최 -

국내 일부 초등학교에서 사진을 정규 과목에 편성하고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을 마련해 아이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국 초중고교 1만1천2백28개(2010년 교육과학기술부 산출) 중 미술이나 음악처럼 정식 예술 교사가 파견되어 사진을 교육하는 곳은 초등학교 58개에 불과하다. 대입 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교는 말할 것도 없고, 중학교에서 조차 정식 사진 수업을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나 사진 교육계는 이러한 작은 변화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사진 전공자들에게 일자리를 확보해 주고, 교육 수혜자인 아이들에겐 또 다른 감성을 개발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사진계는 지난해 6월, 한국사진교육학회를 출범하고 초중고교의 사진 교육 확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악, 무용, 영화, 연극, 애니메이션 등 이미 초중고교 교육의 기틀을 마련한 문화예술 분야는 물론이고, 최근 디자인, 공예 분야도 관련 교육학회의 지원을 받아 빠르게 성장하는 것만 보아도, 한국사진교육학회의 등장은 사진 교육계의 긍정적인 변화임에 틀림없다. 또 한국사진교육학회는 창립 후 1년 동안 각종 학술대회와 사진 교육 활성화 사업, 예술 강사 대상 워크숍 등을 끊임없이 실시하면서 초중고교 사진 교육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본보에선 한국사진교육학회 제1대 회장에 취임해 그 누구도 실천하지 못한 사진 교육의 변혁을 주도하고 있는 대구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이인희 교수를 만났다. - 편집자 주 -

▲ 한국사진교육학회 초대 회장인 대구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이인희 교수

= 한국사진교육학회의 창립 배경이 궁금합니다.
“전국 사진 관련 대학 학과장들이 모여 지난해 6월5일 출범한 한국사진교육학회는 2008년 12월에 열린 한국사진문화예술교육포럼 제1차 준비회의에서 출발했습니다. 이후 제2차 준비회의와 각종 문화 예술 교육 관련 포럼을 통해 사진 교육 정책 사업이 구체화됐고, 우리 보다 앞서 문화 예술 사업 부흥에 앞장서 온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협의해 한국사진교육학회가 탄생했습니다. 그 동안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고급 인력들이 졸업 후 마땅한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꿈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더욱이 국악이나 연극, 영화, 무용 등 여러 예술 장르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성장하는데 반해 사진은 기초 교육 분야에서 조차 외면을 받아 왔습니다. 이에 한국사진교육학회는 사진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초중고교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진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아이들의 창의성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 한국사진교육학회가 설립된 지 1년여가 지났습니다. 그동안 사업 현황을 간략히 소개해 주십시오.
“지난해 6월, 한국사진교육학회의 창립총회에 앞서 열린 제1차 정기학술대회와 같은 해 12월, 제2차 정기학술대회를 통해 ‘사진 교육 활성화’에 대한 학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사진교육학회는 예술 관련 외부 단체와의 협력 사업에도 적극적입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도한 사진 분야 예술 강사 파견 시범 사업에 참여했고, 그해 9월부터 12월까지 (재)충남문화사업진흥원의 사진 분야 교육 과정 개발 사업도 진행했습니다. 또 지난 5월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최한 ‘2010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에서 사진 분야 학술대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8월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제3전시실에서 열린 ‘신기한 사진 체험전’은 어린이들에게 사진의 특별한 재미를 알려주어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 한국사진교육학회가 기존 한국사진학회와 구별되는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한국사진학회가 대학 교육과 전문가 대상의 연구를 추구하는 집단이라면, 한국사진교육학회는 초중고교 사진 교육을 연구하는 학회입니다.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진 교육의 확대를 중심으로 ▲ 사진학과 교직 이수자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 초중고교 교과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 국가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감성을 개발 시키는 것이 학회 설립의 주된 목적입니다.”

= 현재, 한국사진교육학회의 회원 구성과 가입 요건이 궁금합니다.
“한국사진교육학회는 전국 일선 대학의 사진 관련 학과 교수진과 대학원생, 학부생 그리고 예술 강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진 관련 학과 졸업자면 누구나 한국사진교육학회에 가입해 활동할 수 있습니다. 회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분되는데, 양쪽 모두 학회가 개최하는 정기학술대회나 각종 행사에 참여할 수 있지만 연구 활동이나 그 결과를 공유하는데 있어서 오프라인 회원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집니다. 우선, 네이버에 개설된 한국사진교육학회 카페에서 온라인 회원으로 등록한 후 학회가 주관하는 행사에서 오프라인 회원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 한국사진교육학회에선 지난해 초등학교 2학기 사진예술 프로그램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학회는 이 사업을 통해 사진 교육의 효과와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 현재, 초중고교의 사진교육 실태는 어떠한지요? 아울러 한국사진교육학회 차원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국사진교육학회가 초중고교 사진 교육을 목표로 지난해 처음 결성된 조직이어서 아직 정확한 실태를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각 교육청 주관으로 사진영상 관련 정보화 교육과 그 외 다수의 문화강좌가 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사진교육학회는 일시적인 문화 강좌나 특별 활동 수준의 교육을 뛰어 넘어 초중고교의 사진 정규 교육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예술 감성 교육과 논리적인 체험 학습 교육을 통해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와 소통에 가치를 둡니다. 따라서 초중고교 사진 교육은 타 교과목과 조화를 이루면서 체험과 통합이라는 주제에 맞춰 ‘사진=재밌는 학습활동’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한국사진교육학회가 주도적으로 시행하고 개선해야 할 사항입니다.”

= 한국사진교육학회 초대 회장으로서 남다른 포부와 계획이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국내 초중고교 중 사진을 정식으로 교육하는 곳은 초등학교 58개교 뿐입니다. 이곳에는 28명의 예술 전문 강사들이 파견되어 사진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사진교육학회의 사업 전반은 사진 전문 교육자들의 일자리 확보에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예술 교육계의 변화를 바라며 큰 걸음을 시작한 이때, 초중고교 사진 교육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고, 다양한 교육 콘텐츠가 마련되는데 열과 성을 다할 것입니다. 따라서 학회 차원에서 다양한 교육 실험을 추진하되, 우리 실정에 맞는 교육을 스스로 연구하고 정립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초중고교의 여느 과목과 비교해 사진은 다른 교육 방식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사진교육학회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사진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이 다양한 표현 방법으로 이어진다면 아이들의 창의력 또한 높아질 것입니다. 창의적 사고는 우연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교육과 창의적 사고를 직접 결부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아이들 자체가 창의성입니다. 단지, 창의성이 부족한 어른들이 아이들의 무한한 창의력을 저해시키고 있는 거죠. 열린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탁 트인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사진 전문 교육 강사를 길러내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진 교육계와 관련 종사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사진 교육이 초중고교에 정착하기에 앞서 많은 사진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이는 우리와 같은 사진 전공자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지금껏 사진 교육이 단순히 전문가 양성에 주력해 왔었다면, 이제부터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즐기고, 표현할 수 있도록 교육 방법을 개선해야 합니다. 초중고교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사진 교육 콘텐츠를 마련하는 것이 한국사진교육학회의 창립 취지와 목표에 하루 빨리 근접할 수 있는 길입니다.”

인터뷰 / 김치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