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팬은 파노라마 및 다양한 사진 촬영 시 카메라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통제하는 자동화 어댑터입니다”

- 경민대학교 디지털영상과 김철현 교수로부터 기가팬 에픽 100과 에픽 프로 사용기를 듣는다 -

인간의 한정된 시선과 카메라의 제한적인 프레임의 한계를 보완한 파노라마 사진은 상하좌우 같은 비율로 촬영 범위를 넓혀주는 광각사진과 달리 좌우 비율만 늘려서 주제에 집중하게 만든다. 파노라마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렌즈 시스템이 일반 카메라와 다소 상이한 파노라마 전용 카메라나 카메라의 회전 및 움직임을 지지해주는 보조 도구 그리고 여러 장의 사진을 왜곡 없이 이어주는 스티칭(Stiching)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파노라마 촬영 도구를 구비하고 있어도 그 원리와 촬영 방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단순히 낱장 사진 여러 개를 이어 붙여 원근감이 무시된 일개 긴 사진에 불과하다.
디지탈월드(대표, 이영희 www.leafkorea.co.kr )가 국내 공급하고 있는 기가팬(www.gigapan.org )을 이용하면 해상도가 낮은 콤팩트 카메라로도 수억 화소의 파노라마 사진을 간편하게 촬영할 수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구글(GOOGLE), 카네기멜론대학이 공동 개발한 기가팬은 지정된 피사체 범위에 따라 자동으로 분할 촬영되어 1천만 화소의 사진 수백 장이 결합된 수억 화소의 파노라마 사진을 만든다. 하지만 기가팬은 최초 파노라마 촬영 도구가 아닌 광범위한 지역이나 인간이 갈 수 없는 환경의 정보를 수집할 목적으로 개발되어 파노라마 사진, 360도 사진 및 의학, 풍경, 탐사, 연구, 건설현장 등 모든 분야에서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어댑터이다. 이에 본보에선 미국에서 건축사진과 건축학을 전공해 누구보다 VR 및 파노라마 사진에 조예가 깊은 경민대학교 디지털영상과 김철현 교수에게 기가팬의 사용기와 특징을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 사패산에서 에픽 PRO와 300㎜ 망원렌즈를 이용해 의정부 시내 및 경민대학을 촬영하고 있는 경민대 디지털영상과 김철현 교수

건축사진 전문 교수로 유명한데 사진은 어디서 공부했으며 전공은 뭘 했는지, 간단히 소개해 달라.
“미국 예술종합대학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소재의 AAU(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패션 및 건축 사진을 전공하고, 이후 브룩스사진학교 학부과정과 대학원에서 산업사진과 건축사진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버클리의 한 도서관에서 한국 건축 도감이 일본과 중국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함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건물을 열정적으로 찍기 시작했다. 결국 브룩스사진학교 대학원을 졸업할 때도 ‘한국 고건축 사진’에 대해 논문을 썼다. 1991년 한국에 들어와 쌍용, 삼성 등 유명 대기업들의 브로슈어 사진을 맡아 촬영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파노라마 사진을 브로슈어에 적용했다. 사진을 시작한 계기는 강의를 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바람대로 1994년, 경민대학교 사진과 교수로 임용되어, 현재는 디지털영상과에서 영상 촬영 및 조명을 가르치고 있으며 경민영상정보센터장을 겸하고 있다.”

기가펜은 ‘에픽(EPIC)’, ‘에픽 100’, ‘에픽 프로’ 3가지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 이중 어떤 제품을 사용해 보았나?
“기가팬은 크기와 호환 카메라 그리고 기능에 따라 에픽(EPIC), 에픽 100, 에픽 프로 세 가지로 구분된다. 4주 전에 에픽 100과 에픽 프로를 구입해 각종 테스트를 하고 있다. 에픽 100은 콤팩트 카메라와 일부 소형 DSLR 카메라에 사용되며, 에픽 프로는 플래그십 카메라에 호환된다. 에픽 프로는 사용되는 카메라가 크고 무거운 만큼 다른 에픽 시리즈보다 커서 휴대하기 다소 불편하지만 세부 기능 면에서는 뛰어나다. 또 에픽 100은 제원이나 가격 면에서 아마추어 사진애호가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기가팬은 파노라마 사진을 촬영하는데 유용하다고 한다. 직접 사용해 보니 그 효과가 어땠나?
“이전에 사용했던 각종 VR 파노라마 촬영 도구와 비교한다면 카메라의 움직임이 자동화되고, 제품 구입 시 스티칭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한다는 점이 다르다. 즉, 기존 도구들이 수동이라면, 기가팬은 프로그램에 의한 자동화 기기다. 결과적인 측면에서 볼 때 여러 장의 사진을 조합해 파노라마 사진을 만든다는 점은 같지만 기가팬을 이용하면 그 제작 과정이 편리하다. 촬영자가 촬영 전에 미리 촬영 각도와 범위를 지정하면, 기가팬은 전체 화상을 모자이크처럼 분할해 순차적으로 정밀하게 촬영한다. 따라서 완성된 파노라마사진을 전용 뷰어 프로그램으로 보면 각각의 개별 이미지를 정밀하게 확대할 수 있다.”



▲ 경민대 디지털영상과 김철현 교수가 라이카 D-LUX 4 콤팩트 카메라를 장착한 EPIC 100(상)과 300mm 망원렌즈를 장착한 EPIC PRO(하)를 이용해 다양한 파노라마 사진을 촬영했다.

▲ 경민대 김철현 교수는 EPIC PRO에 니콘 D7000과 80~200mm 망원렌즈(200mm 설정)를 결합해 의정부 시내를 분할 촬영한 후 총 110장의 사진을 기가팬 스티치 프로그램으로 연결시켜 한 장의 파노라마 사진(의정부 시내)을 완성했다.

촬영 도구도 중요하지만 파노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연결(Stiching) 소프트웨어다. 평소 즐겨 사용하는 프로그램과 기가팬이 제공하는 스티칭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달라.
“예전에는 PTGui의 스티칭 프로그램을 사용해왔다. 스티칭 프로그램도 파노라마 촬영 도구만큼이나 그 종류가 다양한데, 사용해 본 프로그램 중에서 PTGui가 다른 제품보다 섬세하고 정교하다고 생각한다. 각각의 개별 이미지에 대해 라인이나 픽셀을 정의할 수 있고, 사진 조합에 따라 직선형, 곡선형, 원형으로 구분해 왜곡을 최소화한다. 한편, 기가팬의 스티칭 프로그램도 이미지를 조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단, 이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파노라마 사진은 출력뿐만 아니라 구글어스에 올려 웹상에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할 때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기가팬의 장점을 극대화하려면 어떤 작업에 활용하면 좋을까?
“기가팬으로 촬영된 사진은 예술적 사진 및 특수한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눈에 보이는 피사체 뿐 아니라 숨어 있는 이미지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기가팬의 매력이다. 따라서 기가팬은 굳이 파노라마 사진이나 360도 사진에 그 용도가 국한되지 않고, 피사체 주변의 사실적인 표현이나 사건의 기록에도 유용하다. 예를 들어 박물관 내부를 촬영해 부분적으로 확대하거나, 도시경관과 관광지 주변의 명소를 상세하게 소개하기 위한 사진에 유용하다. 또는 탐사 및 건설현장과 같은 연구용으로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을 촬영한 후 부분 확대하여 원하는 부분의 디테일을 확인하고자 할 때 그 효과는 배가된다. 한편, 기가팬의 이미지 품질 향상력을 고려한다면 상업 스튜디오에서 고화소의 디지털백 대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 촬영할 피사체는 움직임이 없는 정물에 한정된다.”

향후 기가펜을 활용해 기획하고 있는 사진작업이 있나?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재를 촬영하는데 기가팬을 활용할 계획이다. 그 동안 건물의 왜곡을 보정하고 그 디테일을 표현하기 위해 대형카메라(4×5 사이즈)를 이용하여 현대 및 전통 건축물을 촬영해 왔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기가팬 에픽 100과 보급형 DSLR 카메라를 이용하여 우리나라의 전통 건축물과 전통 마을을 대상으로 마당의 공간성을 더 강조하고, 부분적인 디테일을 살릴 수 있도록 촬영할 계획이다. 특히, 디테일 요소에 더욱 초점을 맞춰 파인아트 작업도 진행할 생각이다.”

특수 목적으로 개발된 기가팬이 사진시장에 상용화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보강할 점이 있을 것 같다. 제품 개발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과거 군사용으로 개발된 GPS가 발전을 거듭해 현재 내비게이션과 같은 일상 용품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듯이 기가팬 또한 나사(NASA)에서 우주 및 화성탐사 목적으로 개발되었지만 현재는 사진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되어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기가팬 스티칭 프로그램이 섬세한 이미지 연결과 왜곡보정 기능 면에서 좀 더 업그레이드되고 구글어스를 통해 파노라마 이미지의 부분 확대를 구현할 수 있는 뷰어 프로그램을 사용자들이 더욱 쉽게 확보할 수 있다면 파노라마 사진은 물론 여러 분야에서 기가팬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인터뷰 / 연정희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