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펜은 고층 건축물과 풍경 등을 파노라마로 촬영할 때 유용한 사진장비입니다”

디지탈월드(대표, 이영희 www.leafkorea.co.kr )가 최근 DSLR 카메라와 콤팩트 카메라로도 안정된 파노라마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어댑터 ‘기가펜(GigaPan)’을 선보였다. 기가펜은 미국 국립항공우주국 NASA와 카네기멜론 대학, 구글 등 유력 3사가 공동 개발한 것으로, DSLR 카메라와 콤팩트 카메라로도 수억 화소에 이르는 대형 파노라마 사진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주는 사진 장비다. 현재 국내에는 파노라마 촬영을 위한 EPIC 시리즈 중 콤팩트 카메라에 장착할 수 있는 EPIC과 보급형 DSLR 카메라에 사용되는 EPIC-100 , 하이엔드 DSLR 카메라용 EPIC Pro가 출시됐다.
아직 국내 사진애호가들에게 생소한 기가펜, 그러나 파노라마 효과만큼은 그 어떤 정교한 편집 소프트웨어도 따라오기 힘든 퍼포먼스를 자랑해 이미 해외 사진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본보에선 최근 풍경 사진과 아파트사진 촬영에 기가펜을 이용해 파노라마 촬영을 시도한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소속 신우항 사진작가에게 장비의 특성과 촬영 효과에 대해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 신우항 사진작가

신 작가님의 작가 경력과 주로 촬영하는 사진 분야가 궁금합니다.
“저는 시야가 탁 트인 파노라마 풍경사진을 주로 촬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파노라마 형식의 풍경사진으로 ‘시경’이라는 두 번깨 개인전을 열기도 했습니다. 파노라마 사진을 찍기 시작한 지 10여 년 이 지났는데, 그 전에는 일상 위주로 촬영했습니다. 특히, 1990년대부터 풍경사진에 심취되어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풍경에는 정이 서려있고 아기자기한 멋이 있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선 파노라마가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경력은 정확히 따질 수는 없지만 (사)한국사진작가협회에 입회한 게 1989년도이고, 중학교 시절부터 개인 촬영을 즐겨했으니까 30년은 족히 넘은 것 같습니다.”

신 작가님은 효과적인 파노라마 촬영을 위해 기가펜을 사용해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로 어떤 촬영에 사용해 보았나요?
“기가펜 시리즈 중에서도 ‘EPIC Pro’를 파노라마 사진 촬영에 사용해보았습니다. 기가펜은 파노라마 촬영에 맞춰 개발되어 주로 와이드 앵글이 필요한 건축물 및 풍경 촬영에 적합한 장비입니다. 이번에 저는 촬영 범위가 넓은 고층 아파트 촬영에 기가펜을 사용해보았습니다. 일산자이 아파트 촬영을 의뢰 받아 지난 겨울부터 작업하고 있는데, 올 11월까지 촬영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일반 디지털카메라에 기가펜을 장착해 사용할 경우 수억 화소의 품질을 구현한다고 들었습니다. 실제 사용해 본 소감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촬영자가 촬영하고자하는 화각의 범위를 기가펜에 입력하면 자동으로 고층 건축물을 수직과 수평으로 반복하여 이동하면서 지정된 부분을 촬영합니다. 기가펜은 사용 렌즈에 따라 수백장도 촬영할 수 있으나 저는 60장까지 촬영했습니다. 촬영 후에는 편집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고화소의 사진을 한 장으로 만들었습니다. 다시 말해 고화소의 낱장 사진이 모여 대형 파노라마 사진이 되는 겁니다. 작은 픽셀이 모여 하나의 사진을 이루듯 1천만 화소가 넘는 사진이 모자이크처럼 연결되니 그 화질은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죠. 특히, 기가펜은 광각렌즈의 왜곡 현상을 최소화하는데 매우 편리합니다. 광각렌즈로 건물을 촬영하면 의도하지 않는 왜곡 현상이 발생하게 마련입니다. 이때는 별도의 SHIFT 렌즈나 원거리에서 망원렌즈로 촬영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건물과 건물 사이의 공간이 좁다보니 SHIFT 렌즈의 한계는 후보정으로도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망원렌즈로 원하는 화각을 얻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한편, DSLR 카메라로 파노라마를 촬영하면 사진과 사진 사이를 1/3 가량 중첩시켜야 하는데, 이땐 오로지 촬영자의 감각에 의존하게 됩니다. 뛰어난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진을 편집한다해도 정밀도가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이 모든 문제를 기가펜이 보완해주는 것을 이번기회에 체험해보았습니다. 망원렌즈를 사용하여 촬영 범위를 기가펜에 세팅해놓으면 일정한 속도로 정해진 방향으로 알아서 스스로 움직이므로, 왜곡 현상이 없는 고화질의 파노라마 사진을 촬영할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 기가펜에 카메라를 장착한 모습


▲ 신우항 사진작가가 16㎜ 렌즈로 촬영한 사진(상)과 기가펜을 장착해 촬영한 사진(하)을 비교해 보여줬다.

기가펜을 사용하면서 불편한 점은 없었나요?
“사용상 불편한 점은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장비에 익숙해지기까지 불가피한 어색함도 있었지만 기가펜의 성능을 정상적으로 활용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장비에 대한 문제점이라기보다는 수십 장의 사진이 모여 큰 데이터가 생성되다보니 처음에는 컴퓨터 용량의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기가펜 내에서 이미지 크기를 50% 축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사용해서 생긴 문제였습니다.
향후 더 발전된 기가펜을 위해 굳이 개선점을 말하자면, 장비 무게가 다소 무겁습니다. 평지에서 촬영할 땐 문제가 없지만 산처럼 평탄치 않은 곳에 오를 땐 그 무게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또 1백만 원이 넘는 가격도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그 성능을 생각하면 결코 비싼 장비는 아니라고 봅니다.”

기가펜이 향후 어느 촬영 분야에서 사용되면 좋을까요?
“브로마이드나 홍보용 사진처럼 대형 이미지를 촬영하는 곳에서 기가펜이 유용할 것 같습니다. 이런 곳에선 출력물의 크기가 상당하기 때문에 기존 카메라의 화소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기가펜은 이런 작업을 주로 하는 상업 사진가나 건축 사진가들에게 환영받을 것입니다. 또 3미터 이상의 대형 프린트를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을 것 같습니다. 플래그십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도 2미터 이상의 크기로 출력하면 이미지 깨짐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기가펜은 지정된 화각에서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면서 촬영하므로, 움직임이 빠른 동적인 것보다 정적인 촬영에 어울립니다.”



인터뷰 / 연정희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