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동강국제사진제, 국제적인 사진 행사로 도약하다!

동강사진마을 운영위원회 김영수 위원장을 만나 매년 위상을 높여가고 있는 ‘2009 동강국제사진제’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강원도 영월군이 주최하고 동강사진마을 운영위원회가 주관해 지난 2002년부터 매년 열렸던 동강사진축제가 올해 ‘동강국제사진제’로 그 이름을 변경해 오는 7월24일부터 8월23일까지 영월군 동강사진박물관을 비롯한 영월군 전역에서 한 달간 그 일정을 시작한다. 국제사진제의 명칭에 걸맞게 프랑스의 세계적인 미디어 전시 전문 큐레이터, 알랭 사약(Alain Sayag)과 이수균 미술비평가가 공동 기획한 ‘MASKS’ 특별기획전에선 조엘 피터 윗킨, 앤디 워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소피 칼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대거 전시돼 기존 사진축제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또한 동강사진상에선 2009년 국내 부문 수상자로 이상일 작가를 선정하고, ‘으므니’와 ‘메멘토모리’ 등 작가의 전작과 함께 이번 행사에서 첫 공개하는 ‘오온 시리즈’를 전시한다. 이밖에도 2009 동강국제사진제(www.dgphotofestival.com)는 강원다큐멘터리사진사업의 결과물을 한 자리에 전시하는 특별전과 젊은 사진가들의 ‘마술피리’展, 거리 설치전인 ‘영월 마주하기’, ‘강원도 사진가 초대전’, ‘영월군 사진가 초대전’ 등 여러 주제의 사진전과 해가 갈수록 그 인기를 더하고 있는 ‘동강사진워크숍’, ‘무료 사진 공개 강좌’ 등 다양한 행사로 구성된다. 다음은 동강사진마을 운영위원회 김영수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편집자 주-

▲ 동강사진마을 운영위원회 김영수 위원장

■ 기존 동강사진축제에서 금번 ‘동강국제사진제’로 명칭이 변경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3년 전만 해도 동강사진축제에 대한 반응은 피부로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미약했습니다. 단지 지방 소도시의 지자체 축제 같았죠. 명색이 사진 예술 축제인데 외부 관람객 동원이 미미한 것에 대해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에서도 평가 절하한 것이 사실입니다. 국내 유일의 사진 전문 박물관인 동강사진박물관에서 열린 전시는 단 30분이면 관람할 수 있을 만큼, 눈에 띄는 볼거리도, 흥미롭게 체험할 수 있는 꺼리도 그다지 많지 않았죠. 그래서 소도시의 유연성과 행사 개최지의 자연조건, 사진축제에 대한 지자체의 기대와 열정 등을 한데 모아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수준 높은 메인 전시회와 함께 거리 설치전 등과 같이 일반인도 쉽게 감상할 수 있는 전시를 구성한 2007 동강사진축제에서 비로소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기 시작했습니다. 프로만의 한정된 축제가 아닌 아마추어들이 참가할 수 있는 사진전도 열고, 웃으며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를 영월 전체에 고르게 적용한 것이 성공 요인이었습니다. 그렇게 축제 관람객의 숫자가 늘어나고 주민들을 모델로 한 사진전도 열리면서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긍정적인 소통이 시작됐고, 동강사진축제를 세계적인 명품 축제로 만들어 달라는 강원도청의 부탁을 통해 국제적으로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여러모로 모색하게 되어, 명칭이 변경된 것입니다.”

■ 2009 동강국제사진제에서 주목할 만한 전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메인 전시인 ‘MASKS’展을 절대 놓치지 마십시오. ‘가면을 쓴 사람들’이란 부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프랑스 퐁피두 센터, 프낙, 파리 보두앵 르봉 갤러리, 뉴욕 제인 바움 갤러리, 제팬 매그넘 등에서 공수한 88점의 작품을 전시합니다. 만 레이, 다이안 아버스, 브라사이, 소피 칼, 윌리암 클라인, 신디셔먼, 오를랑, 앤디워홀, 조엘 피터 윗킨과 한국의 육명심, 구본창, 오형근 등 전 세계 40여 명의 사진작가들은 사진사 1백 년을 아우르는 사진의 현실을 재현하는 기록의 힘, 그 너머에 존재하는 사진의 표현적, 개념적, 창조적 다양성과 실험을 보여줄 것입니다. 또한 최광호, 이갑철, 김기찬, 최민식, 성남훈, 김아타, 강홍구 등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가에게 시상해 온 동강사진상의 2009년도 수상자인 이상일 작가의 전시도 놓칠 수 없는 전시입니다. 이상일 작가는 새벽 3시의 세상을 담은 미공개 작품 ‘오온 시리즈’를 필두로 어머니의 삶과 죽음을 담은 사진 ‘으므니’시리즈와 온산공단이 들어설 때의 풍경 및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메멘토모리’를 선보입니다. 이밖에도 전문사진가들의 작품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관람객들을 위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진행된 강원다큐멘터리사진사업의 결과물을 한자리에 모은 강원다큐멘터리사진사업 특별전과 김소희, 백미정, 박새롬 등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사진작가들의 젊은 사진가展 ‘마술피리’, 영월 거리에 설치, 전시될 ‘영월 마주하기’, 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되는 ‘강원도 사진가 초대전’, ‘영월군사진가초대전’ 그리고 동강사진박물관 야외 화랑 및 광장에서 펼쳐지는 ‘초등학교 사진일기’와 ‘같은 하늘, 낯선 풍경’ 야외 설치전 등 다양한 전시를 아름다운 동강의 자연과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 국제 행사로써 위용을 갖춘 2009 동강국제사진제의 메인 전시 ‘MASKS’展은 국내외 유명 작가 40인의 사진에 대한 다양성과 실험을 보여줄 것이다.

▲ 올해의 동강사진상을 수상한 이상일 작가의 ‘메멘토모리’시리즈 中

■ 동강국제사진제의 대표적인 교육 행사인 동강사진워크숍은 올해 어떤 내용으로 열리나요?
“동강국제사진제의 대표적인 교육 행사인 ‘동강사진워크숍’은 올해도 계속됩니다. 해를 더할수록 인기가 높아져서 행사가 20여일 남았는데도 참가 예약이 종료되고, 대기 순번을 기다릴 정도입니다. 오는 7월24일부터 7월26일까지 영월군 여성회관에서 열리는 2009 동강사진워크숍은 최광호와 양종훈, 김한준, 유병욱, 정주하, 이창수, 박경일, 오형근, 김중만, 김홍희, 정재숙, 정연두, 정은진 등 국내 최고의 사진작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자 다양한 장르의 전문가들이 전하는 수준 높은 학습의 장이 될 것입니다. 특히, 전시 기획자와 미술관 관장, 사진가들을 리뷰어로 초청해 참신한 사진작가를 발굴하게 될 포트폴리오 리뷰에선 참가자들이 냉철한 비평을 통해 차세대의 작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받게 될 것입니다. 또한 동강사진워크숍은 기본 교육 일정 외에 한정식, 육명심 작가가 진행하는 공개 사진강좌를 열어 워크숍을 신청하지 않은 일반 참관객들에게 작가와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 동강국제사진제가 국제 대회로써의 위용을 갖추기 위해선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단순히 외국 사진을 전시한다고 해서 국제적인 행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작가뿐만 아니라 사진 관람객들이 스스로 찾아 와야 비로소 세계적인 사진 축제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해외 유명 작품을 국내 유치하기 위해선 최상의 작품 상태를 보존할 수 있는 전시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주최 측은 부족한 전시 시설을 보완하고, 더 많은 해외 사진을 국내 사진인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동강사진박물관의 전시 전용 별관을 신축할 예정입니다. 또한 낙후된 숙박시설의 개선도 동강국제사진제가 국제 행사로 자리 잡는데 시급한 보완 사항입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동강 강변에 대형 리조트단지가 들어설 계획입니다. 이러한 기반 시설 확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국제적인 사진제는 사진으로 그 성과를 보여줘야 합니다. 해외의 대형 아트 뮤지엄이 소장한 유명 사진 작품을 국내에 유치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올해 ‘MASKS’展을 시작으로 유명 작가들의 사진전을 확대해 작품 원형의 빈티지 프린트를 볼 수 있는 전시를 늘려 갈 것입니다. 또한 외국의 주요 예술 관련 매체 등과 연계한 광고, 기획 기사를 게재해 유럽이나 미국처럼 먼 나라 사람들이 당장은 오기 힘들겠지만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대만, 홍콩의 사진 애호가들이 동강국제사진제를 방문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 김치헌, 김재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