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우회 ‘심상’은 문화재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도반들의 모임입니다”
- 사진을 통해 문화재를 알리고 있는 사진동우회 ‘심상’의 원종기 회장에게 ‘심상’의 활동 현황 및 향후 계획을 듣는다 -

많은 사진동호회가 존재하지만, 사진동우회 심상은 ‘문화재 사진’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지향하며 19년째 활동하고 있는 역사 깊은 동호회다. 사진동우회 심상의 회원들은 우리 문화재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매년 다른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사진집을 발간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무의탁 노인들의 영정사진을 촬영해 주는 등 사진을 통한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단순히 사진을 함께 찍는 관계를 넘어서 문화재를 알리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도반(불교에서 말하는 도를 같이 닦는 벗)’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사진동우회 심상의 원종기 회장에게 심상의 활동 현황 및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 사진동우회 심상의 원종기 회장

■ 사진동우회 심상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1989년 10월 창립된 심상은 전시회와 도록 편찬 등의 사진 활동을 하는 사진동호회입니다.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우리 문화재 사진’을 다루고 있는 국내 유일의 사진단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심상 회원들은 사진만을 위한 사진이 아니라 문화재를 알리고 이웃 사랑의 실천을 목적으로 사진을 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시회를 위한 사진뿐만이 아니라, 이웃에게 봉사하는 의미의 사진 촬영도 정기적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 사진동우회 심상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첫 출발은 부천 석왕사 내에 신행 단체로써 부처님의 뜻을 전파하기 위한 불교 포교를 목적으로 주지 스님을 총재로 모시고 10여명의 회원으로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포교의 수단이라기보다 불교 정신을 계승하고 특히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이를 알린다는 자부심으로 지금까지 존속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방색의 아름다움 단청’ 사진전을 개최하며, 창립 20주년을 눈앞에 둔 역사 깊은 동호회가 됐습니다” 

■ 문화재 사진만을 고집하는 특별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심상은 우리 문화재 사진을 추구하는데, 문화재가 대부분 불교문화에 치중하다 보니 불교 관련 사진을 많이 촬영하게 됩니다. 고집한다기보다 불교문화의 세계가 깊고 넓어서 보면 볼수록 한 곳에만 정진한 것 같습니다. 역사의 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면 우리 문화재의 깊이와 경건함에 감동과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래서 심상은 종교라는 틀에 묶여 우리 문화재를 외면했던 사람들에게 우리가 느낀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어 더욱 문화재 사진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 심상 회원의 특별한 기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사진동우회 심상은 매년 기수를 뽑는데, 현재 19기가 활동 중입니다. 심상 회원은 종교에 관계없이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봉사와 관련된 부대사업이 많기 때문에 이웃에 대한 사랑을 같이 실천할 수 있는 분이라면 더욱 환영합니다.” 

■ 현재 심상의 활동 현황을 말씀해 주십시오.
“심상은 홈페이지(www.photo21c.net)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으나, 거의 오프라인 위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보통 2회의 정기 출사와 1회의 월례회 겸 사진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인연이 닿아 문화재에 관해서 독보적인 위치에 계신 안장헌 선생님(사단법인 불교문화산업기획단 이사)으로부터 문화재와 사진학을 배우고 있습니다. 또한 매년 기수별로 다른 주제를 선정한 후, 수업과 출사를 병행하면서 작품을 준비하고 전시회와 도록을 편찬하고 있습니다. 작품을 위한 출사뿐만 아니라, 부대사업의 일환으로 복지단체를 방문해 무료로 사진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 사진동우회 심상 회원들의 활동사진(좌)과 사진집(우)

■ 사진동우회 심상이 하고 있는 사진 관련 봉사 활동에 대한 소개도 부탁 드립니다.  “심상의 출발이 불교 포교와 관계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와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 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현재 사진 활동과 더불어 많은 부대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은 지난 1998년부터 시작한 백중맞이 보은 행사로, 의지할 곳 없는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찍어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3년 전부터는 경기도 복지회관과 결연을 맺고, 가족 만들기 행사 참여, 무의탁 노인분들의 칠순잔치와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 장애인 복지회관을 찾아 아이들과 노인분들의 모습을 찍어 사진을 선물로 드리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가게’에 사진전을 가진 후 작품을 기증하고, 직접 찾아가 봉사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 사진동우회 심상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문화재 사진만을 추구한다는 점과 많은 사진 관련 부대사업도 특별하지만 ‘도록’을 편찬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매년 기수별로 주제를 선정해 전시회를 갖고 그 작품으로 도록을 편찬하고 있습니다. 심상이 만드는 도록은 단순한 사진집을 넘어 문화재 정보를 제공하는 자료집이자, 역사서로써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전국의 사찰을 다니다 보니 어느새 정신 수양도 함께 병행된 것 같습니다. 때문에 회원들은 사진 활동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일을 같이 할 수 있습니다.”   

■ 전시회나 사진집 출판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매년 기수별로 1년 동안 각기 다른 주제로 작품을 준비합니다. 2005년 이전에는 부천 시민을 대상으로 연 2회 개최했는데, 그 이후에는 서울 충무로에서도 전시회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부천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동호회와 협력해 연 1회의 연합 전시회도 열고 전시회와 함께 사진집을 출판합니다. 사진집과 전시회의 경비는 일부 부천시와 경기도의 지원을 받고 있으나, 대부분 회원들이 부담하고 있습니다. 회원들 모두 이를 ‘남에게 재물을 배푼다’는 의미의 보시라고 생각하며 문화재를 알리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 활동 중에 특별한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문화재 중에서도 불교 사찰을 많이 다루다 보니 촬영을 위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 절차가 어렵고 복잡합니다. 과거에는 문화재청에서 일괄 처리했는데, 현재는 지방자치 단체와 해당 사찰에 별도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지난해 ‘단청전’을 준비할 당시에는 촬영 허가를 받는데 3~6개월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모두가 함께 나누어야 할 문화재를 만나는 과정에서 그 절차가 간편해지고, 관계자들의 인식이 너그러워졌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국내 사진동호회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각 동호회마다 추구하는 사진 세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각자 소속되어 있는 단체의 성격에 맞는 활동을 하면서, 그 에너지를 이웃이나 사회에 나눌 수 있는 문화를 같이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터뷰 / 문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