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가 아무리 발달해도 필름카메라만의 매력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 35㎜ 필름카메라 동호회 회원들의 출사 모습

= 35㎜ 필름카메라 동호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35㎜ 필름카메라 동호회는 지난 2004년 6월, 활동을 시작해서 현재, 6만여 명의 필름카메라 마니아가 활동하는 필름카메라 전문 동호회입니다. 최근엔 대다수의 사람들이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지만, 디지털카메라가 따라 올 수 없는 필름카메라만의 감성이 존재합니다. 그 감성에 매료된 사람들이 모여 사진을 즐기는 곳이 35㎜ 필름카메라 동호회입니다. 10대 학생들부터 30~40대 일반인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활동합니다. 쉽게 촬영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와 달리 ‘필름은 왠지 전문적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동호회 신입 회원들도 그런 말씀을 많이 하지만 몇 번 필름카메라로 촬영한 후엔 필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됩니다.”

= 디지털카메라와 다른 필름카메라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디지털카메라는 촬영 후 곧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수백 장의 사진을 찍어도 생각없이 찍을 때가 많습니다. 또 사진을 찍고 컴퓨터에 저장하기 때문에 불과 하루만 지나도 잊혀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사진은 쌓여가고, 과거와 연결해주는 매개체로써 사진의 매력 또한 블랙홀에 빨려들 듯 사라져 버립니다. 하지만 필름카메라는 한 롤을 찍으면 필름을 바꿔야 하고, 그 중에 한 장을 인화하기 위해서 전체를 현상해야 하므로 필름카메라를 사용하다 보면 셔터를 누르는 것에 신중해지고, 한 컷 한 컷을 생각하면서 찍을 수 있습니다. 인화한 사진은 사람들과 함께 볼 수 있어서 나눔의 재미를 더해주고 인화할 때까지 기대감을 가질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가끔 기대 이하의 결과물로 실망할 때도 있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어갑니다.”

= 회원수가 6만 명에 달하는 35㎜ 필름카메라 동호회는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전체적인 통합 운영으로, 공동구매나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보를 공유하고 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통합 게시판도 동호회의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전국을 15개 지역으로 나눠서 온라인 참여 외에 오프라인 모임과 친목활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10대 학생들을 위한 10대 모임과 40대 이상의 중년 회원님들을 위한 40대 이상 중년 모임도 마련해 계층별 유대 관계를 돈독히 다지고 있습니다. 각 소모임 별로 운영자가 따로 있으며, 이들은 온ㆍ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필름카메라를 사용하다 보면 셔터를 누르는 것에 신중해지고, 한 컷 한 컷을 생각하면서 찍을 수 있습니다. 인화한 사진은 사람들과 함께 볼 수 있어서 나눔의 재미를 더해주고 인화할 때까지 기대감을 가질 수 있어서 좋습니다”

= 35㎜ 필름카메라 동호회 회원들이 사용하는 카메라는 주로 어떤 기종인가요?
“필름카메라 동호회라고 해서 필름카메라만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사진생활의 일부분에 필름카메라가 포함되어 있고,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필름카메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 뿐이죠. 회원들의 연령대가 다양하다보니 장비도 천차만별입니다. 로모카메라 같은 토이카메라 유저도 많고, 즉석카메라 유저도 있습니다. 물론 35㎜ 필름카메라 사용자가 가장 많고, 대다수의 회원들은 디지털카메라를 함께 사용합니다. 때로는 처음 보는 카메라를 들고 오는 회원도 있습니다. 특별히 수동카메라를 권하지는 않습니다. 노출 등 여러 가지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사진이 지루해 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촬영에 대한 기본적인 것만 숙지하고 될 수 있는 한 많이 찍어 보라고 권장해 드리는데, 수동카메라를 구입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 필름카메라를 사용하면서 회원들이 어려워하는 점은 무엇입니까?
“부모님이 쓰시던 카메라를 물려받아서 사진의 신기함을 알아가는 회원들이 많습니다. 관리가 잘 돼서 새것 같은 카메라도 있지만 대부분 낡고 오래된 카메라여서 수리가 요구됩니다. 수리가 가능하다고 해도 부품이 워낙 비싸서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필름카메라를 처음 시작한 회원들의 장비가 고장이 나면 필름카메라의 매력을 느끼기도 전에, 불편하고 수리비만 비싼 카메라로 인식하시는 분들도 생겨납니다. 안타까운 부분이죠. 또한 장비가 오래되다 보니 내장 노출계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가 종종 생겨요. 그럼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없고, 필름과 인화 비용에 대한 부담이 생기게 됩니다.
한편, 필름카메라 동호회는 현상소도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비록 장비는 아날로그지만 디지털화된 인터넷 동호회이므로 사진을 스캔해야 합니다. 이미지 스캔 가격이 현상소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곳은 필름 3롤의 스캔 비용이 1만 원인데 비해 어떤 곳은 필름 1롤을 스캔 받는데 1만 원인 곳도 있습니다. 필름가격, 현상·인화비, 스캔 가격을 모두 합치면 1롤에 2만 원 이상 들어가게 되는 거죠. 학생들의 경우 경제적인 이유로 필름을 이용할 수 없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동호회 차원에서 대책을 구상 중이지만 그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 마지막으로 35㎜ 필름카메라 동호회의 올해 계획과 더불어 회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날로그 감성이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작은 것에서 시작합니다. 사진을 찍고 현상·인화하는 동안 기다리고, 잘 나온 사진을 사람들과 만나서 함께 돌려보고 나누면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개인적인 만족도 중요하지만 가슴이 따뜻한 사진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도 자주 모여서 출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회원님들이 많이 참여해서 사진과 함께 정을 많이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35㎜ 필름카메라 동호회의 임채응 서울 지역장

인터뷰 / 김재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