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볼 수 없는 풍경들이 밤이 되면 조명의 옷으로 갈아입는데, 그 화려함 때문에 야경사진에 매료되는 것 같습니다”

캄캄한 어둠이 찾아오면 하루 종일 고단했던 몸과 마음을 뉘이고자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일반 사람들과 달리 야경사진 전문 클럽, 나이트뷰(www.nightview.kr)의 회원들은 거뭇거뭇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면 분주해진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라고 말하는 이들은 과연 무엇을 찍기에 밤이 오기만을 기다릴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 잠시 쉬어가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커피숍에서 만난 나이트뷰 운영자, 백성기 씨. 온종일 업무에 시달린 탓에 지칠 법도 한데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사람 좋은 미소를 띤다. ‘사람들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취미 삼아 사진을 찍으며 스트레스도 풀었으면 좋겠다’는 백성기 씨에게 그가 바라는 ‘나이트뷰’에 대해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 나이트뷰 운영자(왼쪽부터 백성기, 이광수, 장정민)

‘야경사진 갤러리’에서 야경사진 전문 클럽 ‘나이트뷰’로 거듭나

마음 맞는 사람 셋이서 야경사진 갤러리를 목적으로 개설한 사이트가 시간이 흘러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여 관심을 갖더니 어느새 ‘야경사진’하면 누구나 알법한 야경사진 전문 클럽, ‘나이트뷰’로 거듭났다.

“처음엔 작은 야경사진 갤러리를 만들려고 했는데 예상외로 많은 회원들이 모여서 무척 당황했어요. 야경사진을 고집했기에 1년 남짓한 짧은 기간에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회원수가 7천여 명에 이를 만큼 나이트뷰가 단 시간에 성장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온라인 환경에 낯선 초보 회원들에게 작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회원이 늘어나 사이트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고민도 많이 했어요. 일단은 사진에 첫발을 내딛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려고 했습니다. 가령 신입 회원들의 사진에 댓글을 달아 ‘다른 사람들은 나의 사진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내지는 ‘처음치고는 꽤 잘 찍었는데’ 등의 친근함을 유발시키는 동시에 사진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는 촉진제 역할을 하는 거죠. 회원들 역시 소소하지만 자신의 사진에 달리는 댓글을 보면서 좋아하더라고요.”

‘나이트뷰’, 야경사진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깨다

동호회 회원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사진 동호회라면 응당 사진을 잘 찍는 법이 최대의 관심사일 것이다. 나이트뷰의 야경사진은 ‘야경’하면 떠올려지는 판에 박힌 이미지와는 차원이 다른 신선함을 안겨준다.

“우리 동호회는 사진이 정말 좋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나이트뷰에는 기존 야경사진의 고정 관념을 탈피한 사진이 많아요. 이는 나이트뷰 뿐 아니라 야경사진에 관심이 많은 사진인들의 공통된 생각일 것입니다.”

나이트뷰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찍었을까?’하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사진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에 친절한 나이트뷰 운영진은 사이트 방문자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고자 사진의 메타 정보를 모두 오픈하고 있다.

“야경사진을 잘 찍는 특별한 비법은 없습니다. 다만 나이트뷰 운영자들이 야경사진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타 동호회와 차이가 있죠. 디자인이나 컴퓨터 그래픽 분야에 종사하는 친구들이라 그런지 사진을 촬영하는 시점이 매우 독특하고, 작업할 때 신선한 테마를 세워 야경을 담습니다. 그래서 고정 관념을 깨는 신선한 사진들이 많이 나오고, 사진을 보는 분들도 그런 점을 높게 평가합니다.”





▲ 사진동호회, ‘나이트뷰’는 야경사진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깨고 자신들만의 야경사진을 연출한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나이트뷰’ 동호회를 이끌다

나이트뷰는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느 사진 동호회처럼 회원들로부터 별도의 운영비를 조달하지 않는다. 이는 나이트뷰만의 독창적인 아이템 덕분이다.

“나이트뷰는 회원들의 운영비 부담을 덜어주고, 대신 다른 곳에서 창출하죠. 일례로 나이트뷰는 별을 형상화한 로고를 사용하는데 그것을 금속 스티커로 제작해 원하는 회원들에게 판매합니다.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하는 회원의 솜씨와 나이트뷰의 아이디어가 더해져 우리 동호회 고유의 상품이 만들어지고, 그 판매 수익금이 곧 운영자금이 되는 것입니다. 향후 회원 모두가 기대하고 있는 나이트뷰 스트랩도 제작할 예정입니다. 이런 시스템으로 인해 동호회 운영상 힘든 점도 간혹 있지만 훗날 야경을 촬영하는 모든 사람이 나이트뷰가 새겨진 액세서리를 갖춘 모습을 상상하면 뿌듯하기만 합니다.”

어둠 속의 화려함에 매료된 ‘나이트뷰’ 동호회

반짝이는 옷을 입고 사람들을 황홀경에 빠뜨리는 야경을 보면 누구라도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아 두고 꺼내보고 싶을 테지만 야경을 찍는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사진의 경중을 따질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야경사진은 일반 사진보다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할 뿐만 아니라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아 촬영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낮에는 볼 수 없던 모습들이 밤이 되면 조명의 옷으로 갈아입고 새롭게 다시 태어납니다. 그 화려함이 야경사진에 매료되는 가장 큰 요인이죠. 또한 야경사진은 장 노출과의 싸움입니다. 장 노출은 야경 촬영에서만 구사할 수 있는 묘미죠.”

어둠 속에 야경은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달라진다. 그래서 찍으면 찍을수록 어려운 것이 야경사진이다. 나이트뷰는 단순히 조명이 발산하는 화려함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나이트뷰 동호회만의 색과 회원들의 감성, 그리고 틀에 박힌 야경 연출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가 어우러져 빛을 쫓는 사진인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 나이트뷰 정기 출사 후 기념 촬영 모습

취재/ 박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