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같은 회원들이 모여 사진을 공부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사진 공동체가 바로 고양사진연구회입니다"

- 일곱 번째 회원전 ‘한국 전통의 미’가 12월3일부터 7일까지 고양아람누리 갤러리누리에서 열려 -

사진은 가장 대중적인 취미이자 떠오르는 문화예술이다. 그만큼 사진을 즐기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으며, 그 뜻을 공유하는 사진동호회도 발달된 온라인 매체를 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회원 수에 집착해 온 요즘 사진동호회들은 회원들을 결집시키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과거 출사나 전시 등 회원 중심으로 진행되던 활동조차 자취를 감추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반대로 한 지역을 중심으로 결성된 소그룹 동호회들은 사진을 통한 재미를 공유하고, 아울러 끊임없는 창작 활동을 통해 예술사진에 대한 열정을 키우고 있다. 고양시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고양사진연구회(회장, 김영민 www.gypc.co.kr )도 이러한 사진동호회 중 하나로, 12월3일부터 7일까지 일곱 번째 정기회원전을 열고 뛰어난 감성과 통찰력을 투영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고양사진연구회는 매년 사진이라는 재능을 소외된 이웃에게 나눠주고 있어 사진애호가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가족 이상의 정으로 하나가 된 고양사진연구회의 김영민 회장에게 동호회의 성격과 특징을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 제6회 고양사진연구회 정기회원전(2010년 11월20일~24일)에 참가한 김영민 회장, 채종렬 지도위원, 강정자 부회장, 박희용 회원(오른쪽부터)

고양사진연구회는 고양시에 연고를 두고 있는 사진동호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구회 창립 배경을 비롯한 간단한 연혁을 소개해 주십시오.
“고양사진연구회는 지난 2004년 6월, 현재 지도위원인 채종렬 씨를 주축으로 사진을 사랑하는 고양시의 사진작가들이 뜻을 모아 '고양사진클럽'으로 출발했습니다. 이후 예술사진에 대한 열정과 사진을 통한 나눔을 실천하면서 동호회의 발전적인 대안을 생각하게 되었고, 더 높은 이상과 바람을 담아 지난 2006년 12월, 고양사진연구회로 개명했습니다. 소수 인원으로 시작된 우리 동호회는 현재 고양시를 연고로 한 30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고양시에서 활동하는 10여 개의 사진동호회 중 역사나 회원들의 실력 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동호회명을 개명하면서까지 ‘고양사진연구회’란 호칭을 사용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고양사진클럽을 창립한 회원들은 이미 20~30년 간 사진을 취미 또는 직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따라서 새롭게 영입된 회원들은 실력 면에서 기존 회원들과 융화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에 발전적인 방안을 고심하게 되었고, 그 대안으로 품평회와 멘토제를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월 1회 진행되는 정기출사에서 촬영한 사진을 월례회의에서 회원들과 평가하고, 정기출사를 비롯한 각종 촬영회에선 카메라 조작이 서툰 신입 회원을 기성 회원들이 1:1로 지도하는 멘토제를 도입하면서 회원 간에 실력 차를 좁힐 수 있었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보다 진취적이고 예술적인 사진을 추구하게 되었고, 동호회 이름 또한 단순 모임 성격의 클럽에서 사진을 공부하는 연구회로 개명했습니다.”

이번 정기 회원전의 주제는 ‘한국 전통의 미’입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고양사진연구회의 정기 회원전이 올해로 7회째를 맞았습니다. 우리 사진전은 다른 동호회와 다르게 특정한 주제를 갖고 있습니다. ‘사진을 촬영하면서 사물의 본질과 그것에서 파생된 여러 의미를 되새기자’는 의미입니다. 그동안 물, 바다, 숲 등 자연을 주제로 해 왔는데, 올해처럼 추상적인 내용을 다룬 것은 처음입니다. 그동안 소홀했던 우리 전통 문화에 관심을 갖고, 전 세계에 우리의 존엄성을 알리자는 취지로 ‘한국 전통의 미’를 주제로 선택했습니다. 하나의 사진 주제는 한 해에 국한되지 않고 때에 따라 2~3년 동안 지속되는데, 전통과 같은 다소 광범위한 내용은 2~3년 동안 유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전은 12월3일 개막해 7일까지 고양아람누리 갤러리누리에서 열립니다.”

고양사진연구회 주관으로 진행되는 사회적 활동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우리 연구회는 장애인, 다문화가정, 독거노인 등 사회 소외 계층에 대한 봉사 활동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습니다. 정기 회원전, 회원 초대전 등 각종 사진전에서 모금된 기금은 난치병 어린이들의 수술비로 기부되고 있습니다. 또 가족사진 하나 없는 다문화가정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결혼 및 가족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그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어교실, 문화나들이도 정례화했습니다. 또 독거노인들을 위해 무료로 장수사진도 촬영해드리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을 위한 재능 기부도 고양사진연구회만의 독창적인 활동입니다. 사회 활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사진 강의를 하고, 그들이 사진을 통해 새로운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제7회 정기사진전이 개막하기 하루 전인 지난 12월2일에도 고양시 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된 KBS 주관의 ‘재능나눔봉사’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 고양사진연구회는 정기적으로 사진을 통한 재능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8년 파주 소령원에서 진행된 다문화가족 문화나들이 행사 모습으로, 고양사진연구회는 이날 다문화가정의 가족사진을 무료로 촬영해 주었다.


▲ 고양사진연구회의 제7회 정기회원전 ‘한국 전통의 미’가 12월3일부터 7일까지 고양아람누리 갤러리누리에서 열린다. 이번 사진전에 전시되는 남정혜 회원의 ‘장독’(상)과 김홍중 총무의 ‘정자’(하)

타 동호회와 달리 고양사진연구회에는 여성 회원들이 많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진은 누구나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취미 가운데 하나입니다.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이자 예술 활동이죠. 하지만 그 뜻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즐거움은 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진동호회들은 회원 수에 연연할 뿐 회원들의 융화는 뒷전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멘토제와 품평회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다보니 초보 여성 회원들도 부담 없이 연구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매월 1회의 정기촬영과 월례회의, 수시로 진행되는 촬영 및 모임 등 한 달에 적어도 4~5차례 만나 사진의 즐거움을 나누다보니 회원들은 이제 가족이나 다름없습니다.”

고양사진연구회는 일반 동호회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조직 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어떤 연유에서인가요?
“지도위원은 출사지와 그곳의 촬영 코스를 선정하고, 전반적인 촬영 교육을 집행합니다. 물론 월례회의에서 회원들과 함께 촬영지를 토의하고 선정하지만 코스를 세분화하고, 일정을 편성하는 일은 지도위원의 몫입니다. 타 동호회는 사진 교육을 할 때 외부에서 강사를 초청하지만 우리 연구회에는 사진 실력파들이 많아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 고양사진연구회는 회원들의 회비와 고양시의 문예진흥금 그리고 행사 모금비 등 각종 예산으로 운영됩니다. 정기적으로 감사도 집행해 연구회 운영의 투명성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총무도 남자와 여자 각각 1명씩 선발해 운영의 묘를 살리고 있습니다.”

고양사진연구회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고양시에 연고를 두고 있어야 합니까?
“고양시에 거주하거나 직장 등의 연고가 있다면 연구회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양사진연구회는 진정으로 사진을 사랑하고 사진을 통해 사는 재미를 공유하는 집단이므로 무분별한 회원 증강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입 회원은 3개월의 유예 기간을 갖고, 그 기간 동안 협회 활동을 평가하게 됩니다. 아울러 연구회도 3개월 동안 회원의 성실성을 평가해 정식 회원의 자격을 부여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현재 고양사진연구회에는 30여명의 정회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고양사진연구회와 함께하는 사진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사물을 보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과정이 사진의 매력입니다. 꽃의 아름다움, 산의 웅장함, 전통 가옥의 수려함 등 사진이 아니었다면 결코 볼 수 없었던 아름다움일 것입니다. 고양사진연구회는 저의 또 다른 가족입니다. 그들과 함께 촬영하고, 공부하고, 봉사하는 모든 활동이 행복입니다. 중장년에 접어든 우리 회원들이 건강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원동력도 모두 고양사진연구회 덕분입니다. 심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다 보니 긍정적인 마인드가 저절로 생겨나고, 얼굴도 밝아집니다. 사진은 나를 진실되게 그릴 수 있는 거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깨우침을 준 연구회와 회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인터뷰 / 김치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