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모두가 사진에 관한 전문 지식을 공유해 창의적인 사진작가가 되길 바랍니다”

- 포토커뮤니케이션을 운영하는 조승래 교수와 김준호 회장을 만나 포토커뮤니케이션만의 독자적인 운영 원칙과 소신을 듣는다 -

네이버 카페 ‘포토커뮤니케이션(http://cafe.naver.com/photocom)’에는 경민대학에서 사진을 가르치고 있는 조승래 교수의 20년 강의 노트가 담겨있다. 이는 전문 지식에 목말라하는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게 단비와 같은 정보다. 조승래 교수는 ‘전문 지식을 사진애호가들과 공유하면 한국의 사진예술이 한 단계 진보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창의적인 작가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라고 있다. 포토커뮤니케이션을 운영하는 조승래 교수와 김준호 회장을 만나 포토커뮤니케이션만의 독자적인 운영 원칙과 소신을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 포토커뮤니케이션을 운영하는 조승래 교수(좌)와 김준호 회장(우)


현직 사진학과 교수로서 인터넷, 카페, 포토커뮤니케이션을 운영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사진사, 사진편집, 예술사진개론 등 과목별로 강의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2004년 여기저기 산재돼 있던 인터넷 카페들을 네이버 카페로 통합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왕 운영하는 거 학생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정보를 공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포토커뮤니케이션을 오픈하게 됐습니다.”

친목 중심의 일반 사진 카페와는 많이 다른 듯합니다. 포토커뮤니케이션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지금은 사진 전문 출판사도 많지만 제가 대학에 다닐 때만 해도 사진 관련 정보를 얻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자료를 수집하고 공유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인터넷은 정보를 공유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공간입니다.
카페의 운영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사진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사진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올바른 사진 개념을 이해해야 좋은 작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목적은 창의성을 고양하는 것입니다. 창의성은 지식을 쌓은 뒤 그 틀을 깨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마추어 사진애호가 중 작가를 지향하거나 사진을 전공했지만 기득권에 속할 수 없는 신인 작가들이 모여 자기만의 주제와 스타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포토커뮤니케이션의 주요 활동을 소개해주십시오.
“3년 전부터 정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일반 카페처럼 출사 모임이 아니라 학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풍경, 다큐멘터리, 추상 등 회원들의 관심 분야를 조사한 뒤, 가장 관심이 높은 사진 주제를 선정해 동호회 또는 외부에서 적합한 강사를 섭외해 강의를 듣습니다. 강의가 끝난 후에는 관련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포트폴리오를 발표하고 그에 대한 비평을 듣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원 중에 작가로 활동하는 분이 15명 정도 되는데, 전시회를 하면 비슷한 주제의 전시들을 묶어서 갤러리 투어를 진행합니다. 갤러리 투어를 하기 전에 작가를 섭외해 어떤 생각으로 사진을 찍게 됐는지 작가의 작품관도 듣고, 회원들끼리 의견을 나누기도 합니다. 기존 아마추어 클럽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카페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 포토커뮤니케이션은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회원이나 외부 강사를 초청해 사진 촬영 워크숍을 자주 개최한다.

▲ 전시 참여작가가 포토커뮤니케이션 회원들에게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포토커뮤니케이션 회원의 작품

매우 방대하고 전문적인 사진 정보가 있는 포토커뮤니케이션의 카테고리 구성과 게시된 자료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카메라를 다루는 법부터 전문 지식까지 사진에 관한 모든 정보들이 총망라해 있습니다. 게시판은 회원 작품방 스쿨, 작품 감상 스쿨, 사진 촬영 스쿨, 사진가 스쿨, 매체사진 스쿨, 컴사진 편집 등으로 분류돼 있는데, 회원 등급에 맞는 정보들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작품 감상 스쿨은 세계적인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장르별로 소개하는데, 사진의 다양한 세계에 눈을 뜨고 창의성을 기르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진가 스쿨은 사진작가가 되는데 밑거름이 되는 사진 심리학, 사진 미학, 서양 미술사 등의 16주간 강의로 구성돼 있습니다. 제가 강의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지적재산권 분쟁 소지가 있는 자료들은 삭제되거나 원작자에게 허락을 받은 후 게재하고 있으며, 이밖에 전시와 작품 활동, 공모전, 취업 등 프로 작가로 활동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도 있습니다. 취업 정보에는 포토그래퍼를 구하는 업체들이 직접 정보를 게시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모든 회원에게 카페 정보를 공개했는데, 가입 후 활동을 하지 않고 원하는 자료만 얻어가는 회원들이 많아서 앞으로는 회원 등급에 따라 게시판 접근을 조정할까 고려하고 있습니다. 한 회원의 말로는 ‘포토커뮤니케이션의 모든 정보를 다 열람하려면 족히 5년은 걸린다’고 하더군요.”

포토커뮤니케이션의 카페 활동 중 가장 활성화된 것은 무엇입니까?
“가장 활성화된 것은 회원 갤러리 성격의 ‘회원 작품방 스쿨’입니다. 등급별로 사진을 올릴 수 있는데, 회원 가입 후 게시판에 사진을 올리면 회원 이름으로 개인 방이 만들어집니다. 회원들의 작품을 앨범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셈이죠. 한 사람 한 사람을 작가로 만드는 카페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비평 게시판이 따로 있는데 초보반, 중급반, 작품반, 작가반 등 본인 수준에 맞게 사진을 올리면 작가 회원들이 전문적인 수준의 비평을 해줍니다.”

포토커뮤니케이션만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일반 사진 카페에서 정모는 친목 활동이지만 우리에게는 함께 공부하는 트레이닝의 시간입니다. 1회 정모 때는 7시간 동안 밥도 안 먹고 강행군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방에서도 몇 번씩 차를 갈아타고 올 정도로 회원들의 열의는 대단합니다. 또한 회원 중에 교수나 작가들도 있어 사진에 대한 전문적인 비평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포트폴리오를 발표하면서 전문가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죠.
아마추어 모임이지만 사진을 학문적으로 접근하고 자기 사진을 완성하려는 것을 테제로 삼고 있기에 지난 해에 전시회를 연 회원이 6명이나 됩니다. 그만큼 자기만의 세계관을 펼치는 작가들이 많다는 것이 저희 카페의 자랑입니다.”

방대한 자료와 회원 관리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카페 관리는 어떤 식으로 하며 운영 원칙이나 소신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저희 카페는 상업성, 놀기 번개, 공모전 사진 등을 원칙적으로 지양합니다. 매우 학구적인 카페입니다. 온라인에서 사진을 비평하다보면 회원 간에 분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감 없는 비평을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저희는 비평 게시판을 따로 만들어 작가 회원들만 평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오프라인 포트폴리오 발표 시간을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분란의 소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향후 포토커뮤니케이션의 운영 계획과 포부를 말씀해주십시오.
“서울 대학로에 있는 포토텔링이라는 갤러리 카페에서 분기마다 전시회를 열 계획입니다. 작가회원 뿐 아니라 초보회원끼리 등급별로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운영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작가 회원을 30명 정도로 늘려 정기적으로 연합전을 열거나 포토커뮤니케이션 이름으로 사진 도서도 출판하고 싶습니다.
현대사진은 다양성과 자기만의 세계가 뚜렷한 작가주의를 지향합니다. 포토커뮤니케이션에서 함께 공부한 회원들이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창의성을 보여주는 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인터뷰 / 박영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