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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가들이 인정한 사진 예술가 ‘김도형’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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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0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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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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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애 첫 번째 사진전 ‘소리빛’을 통해 음악가들의 초상사진과 그들의 음악관 소개 -
옛 성인, 공자는 “무릇 사람의 마음은 험하기가 산천보다 더하고, 알기는 하늘보다 더 어려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인간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무엇보다 어렵다는 뜻인데, 이를 카메라 프레임에 투영시키는 작업이 바로 사진 예술이다. 특히, 여러 사진 분야 중 피사체와 소통해 내면의 모습을 그려내는 인물사진(Portrait)이야말로 사진 예술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예술의전당에선 특별한 인물 사진전 하나가 열렸다. ‘소리빛(Soribit)’으로 명명된 이 사진전은 아름다운 소리를 가진 음악가들의 진심을 담아낸 메시지로, 국내 유일의 음악사진가 ‘김도형’ 씨가 펴낸 생애 첫 번째 사진 자서전이기도 하다. 18년 동안 음악 사진이라는 외길을 걸어 온 김도형 사진작가는 소리에 담긴 음악가의 마음을 표현하는 독특한 재주를 갖고 있다. 그래서 음악가들은 주저 없이 그를 음악사진가라고 호칭한다. 이에 본보에선 음악과 사진의 경계에서 진실된 표현 방법을 갈구하는 음악사진가 ‘김도형’을 만났다. - 편집자 주 -
▲ 음악사진가 김도형
18년 경력 음악사진가 김도형의 자서전 ‘소리빛 사진전’ 열려
지난 9월, 예술의전당 갤러리7에서 이색 사진전 ‘소리빛’이 열렸다. 국내 클래식 음악가 100인의 초상사진으로 꾸며진 이 전시는 음악사진가 ‘김도형’이 기획한 순수 음악 사진전이다. 음악가들이 먼저 ‘음악사진가’라 칭할 만큼 음악계에서 김도형의 존재감은 크다. 그러나 사진계나 일반인들 사이에서 아직 낯선 그이기에 음악사진가의 길을 걷게 된지 18년 만에 처음 연 사진전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또 그의 작품은 예술의전당에 이어 시청역사로 자리를 옮겨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면서, ‘음악사진가 김도형’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주위에서 그동안의 경력을 자서전으로 정리해보라는 권유를 적잖게 들어 왔어요. 아직 제 스스로가 만족할 만한 위치에 오르지 못했다고 판단해서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사진작가에게 사진전이나 사진집만큼 좋은 자서전도 없겠더라고요. 국내 영향력 있는 클래식 음악가 100명을 섭외해 6개월간 혼신을 다해 촬영한 결과물이 바로 ‘소리빛 사진전’입니다. 사진가에게 있어 가장 영광스러운 자서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는 내년에 또 다른 대형 사진전을 기획 중이다. 이번 ‘소리빛 사진전’에 담지 못한 세계적인 한국 음악가들을 한 자리에 모아 클래식 음악계에 길이 남을 자료집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음악사진가 김도형을 지탱케 해준 원동력은 ‘열정’과 ‘감성’
음악사진가 김도형은 무대사진이 낯설던 18년 전, 음악 사진을 시작했다. 남다른 사진 테크닉이 없던 그가 과감히 직업 사진가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건 남다른 도전 의식이 발로가 됐다. 지금도 각종 음악 공연장에서 많은 사진작가들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있지만 18년 경력의 김도형 음악사진가와 비할 바가 아니다.
“미천한 실력이지만 열정이 있으면 가능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싶었어요. 그런데 얼마 못가 한계에 이르렀죠. 들리고,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란 걸 미처 몰랐던거죠. 그래서 더욱 음악에 관심을 갖고 사진 못지않게 음악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무대사진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인 반면, 전문성 없이는 결코 뛰어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클래식을 알면 비로소 음악이 들린다는 말처럼 음악가를 모르면 음악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사진은 표현하는 수단에 따라 오감을 이용하는 ‘감성사진’과 카메라의 메커니즘에 의존하는 ‘과학사진’으로 분류된다. 김도형 사진작가의 촬영 스타일은 전자에 가깝다. 피사체의 진정성을 올바로 파악하는 노하우를 터득하기 위해 사진 인생의 전부를 바쳤고, 그만의 사진 언어에 진심을 담아내자 비로소 대쪽 같은 음악가들도 그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이전에 한번 본 눈빛을 기억할 만큼 사람에게 관심이 많았어요. 사람마다 각기 다른 말투나 행동, 표정이 있게 마련인데 이를 사진으로 형상화하는 재주가 저에게 있는 것 같아요. 이 또한 선천적인 것은 아니고 계속 관심을 갖고 노력한 결과입니다. 물론,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 메커니즘도 큰 역할을 해요. 그러나 제 사진에 있어서만은 기술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는 감성이 우선입니다.”
김도형은 ‘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 중 하나가 음악가’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만큼 음악가의 재능이 특별하다는 의미다. 사진작가에게 있어 사진이 또 다른 언어이듯 음악가들은 다양한 소리로 관객을 상상하게끔 만든다. 이 무한한 상상력을 사각 프레임에 담아내는 김도형은 관심과 관찰 그리고, 집중이 빚어낸 그만의 상상력을 펼친다.
▲ 김도형 사진가는 지난 9월과 10월, 예술의전당과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사에서 첫 번째 개인전‘소리빛'을 통해 일반인들과 만났다. 또 오는 11월 10일부터 12월 말까지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다시 같은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은 현장에서 대형 출력된 그의 작품이다.
▲ 김도형 사진작가의 작업실이자 음악인들의 아지트인 서초동 형스튜디오 내부 전경
진정성과 철학이 담긴 김도형 사진작가의 인상사진
지금까지 김도형을 ‘음악사진가’로 소개하면, 일반적인 ‘무대사진가’로 치부해 버리기 일쑤였다. 그도 그럴 것이 김도형 사진작가가 이번 사진전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엔 ‘음악사진가’라는 타이틀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도형을 단순히 무대 위 공연자의 사실적인 모습만 기록하는 무대사진가로 보기에는 그의 길고 굵었던 인생이 너무도 특별하다. 김도형은 음악가 프로필 촬영을 35만 원이나 받는 사진작가다. 이 돈의 가치는 단순히 자랑거리가 아닌 18년 동안 우여 곡절을 이겨내고 ‘음악사진가’라고 인정을 받은 그만의 자부심이다.
“이제 음악가들은 저를 포토그래퍼가 아니라 자신들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사람으로 인정해줍니다. 많은 사진작가들이 사진에 피사체의 모습만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저는 피사체의 진실성에 저만의 가치도 투영합니다. 그래서 제 사진엔 김도형의 색이 짙게 묻어있습니다.”
예술의전당은 한국 공연예술계의 메카다. 그만큼 공연자의 명성과 이력이 중시된다. 이런 의미에서 생애 첫 사진전을 예술의전당에서 시작하게 된 김도형 사진작가는 매우 이례적이다. 더욱이 어른 키 만한 인상사진 작품 1백여 점이 서울 2호선 시청역사를 가득 메운 것도 예전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는 김도형 사진작가의 작품에는 한 개인의 인생과 음악이라는 특별한 장르에 대한 열정이 내제되어 있다. 그의 작품을 본 한 행인은 “사진을 전혀 모르고, 음악에도 문외한인 내가 사진을 보고 감명 받게 될 줄은 몰랐다”며, “이 사진작가는 분명 진정한 희로애락을 경험하거나 볼 줄 아는 철학자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 평론가가 저에게 사람을 보는 시각이 때로는 철학가보다 더 심오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눈에 보이는 것만 열심히 보고, 그것을 정성껏 표현합니다. 카메라는 내가 볼 수 있는 상황에서 구도만 잡아주는 역할을 할 뿐 제 작품의 9할 이상은 감성입니다.”
자신의 가치를 아는 행복한 사진작가 김도형
김도형 사진작가가 음악계에 그 이름 석자를 알리는데 18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카메라를 집어 던질 만큼 엄청난 시련도 겪었고, 인생의 최고점과 최저점을 지나 이젠 사진이라는 새로운 출발점에 그는 또 다시 서 있다.
“아주 오래전 농아들의 공연을 보고 잊지 못할 울림을 경험한 것처럼 새로운 것을 포용할 만한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고 늘 긴장하고 있습니다. 순수함을 잃지 않는 한 꿈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음악가들에게 그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될 겁니다.”
얼마 전, 김도형 사진작가는 KBS 교양프로그램 ‘클래식 오디세이’에 출연해 열정적인 음악사진가로 소개된 바 있다. 또 앞으로 수차례의 언론사 인터뷰도 앞두고 있다. 불과 며칠 사이 그는 홍보를 부탁하는 사진작가에서 취재에 응해줄 것을 부탁받는 음악사진가로 격상됐다. 그래도 김도형 사진작가는 자만하기보다 새로운 시작에 설레며, 또 다른 가치를 탐구하고 있다.
“카메라를 잠시 놓았을 때도 제 스스로의 가치를 찾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어요. 지금도 계속 바뀌어가고, 앞으로 이러한 자기 개발은 계속될 겁니다. 또 얼마나 긴 시간동안 제 가치를 알려야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김도형이 회자될런지 모르지만 음악인들 사이에서 행복하게 사진을 찍는 음악사진가로 영원히 남고 싶습니다.”
취재 / 김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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